혼전성관계에 대한 논쟁 / 안희환
처음 혼전성관계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 확산을 우려한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사실 자녀들을 둔 부모들 입장에서 자신의 자녀들이 결혼을 하기 전에 이서의 남자, 혹은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하는 것에 대해 반길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다(동성은 더 그럴 것이고). 만약 잘하고 있다며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부모가 있다면 그게 이상한 모습일 것입니다.
어쩌면 부모들 가운데 젊은 시절을 조금은 방탕하게 지낸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부모들일지라도 정작 자신들의 자녀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입니다. 그것은 자녀라는 존재가 부모에게 있어서 생명과도 같이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다른 이에게 쉽게 내어주는 것이 좋은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런 측면에서 생각해보아도 젊은 대학생들의 혼전 성관계가 늘어가는 추세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큰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어야 하며 그런 사람들이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통제불능의 상태에 놓여있는 젊은이들도 많습니다. 이런 표현을 가지고 발끈할 사람들이 있겠지만 아니라고 부인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글에 대해 반대하면서 혼전성관계를 지지하는 듯한 말을 하면 그것이 진보적이요 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는 듯 하다는 점입니다. 이 문제만이 아닙니다. 동성애를 지지하는 것, 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것 등도 그에 해당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할 것은 그런 주장을 한다는 것과 정말 사회적인 약자를 돌아보는 것과는 별개의 것이라는 점입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논리와 지식으로 무장한 채 여기저기 들쑤시며 큰소리를 치는 사람들 중에 정말 이웃 사람들 틈바구니에 들어가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돕는 이들이 얼마나 있는지요? 오히려 성적인 타락을 상하게 비판하면서 정작 자신은 창녀들이나 미혼모들,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인생을 헌신하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는 것입니다(예를 들면). 모든 것이 이렇게 도식화될 수는 없겠지만 후자가 전자보다 낫다고 할 것입니다.
어떤 이들의 비판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기도 합니다. 분명히 사이트를 알려주었기에 그 글을 클릭하여 읽어보았는데 그 후로 사라져버린 한 글에서 은장도를 비난하는 글을 보았습니다. 역사적인 의미를 다루면서 거친 표현들을 하셨는데 나는 그런 모습이 이상하게 생각됩니다. 내 글 속에서 은장도라는 것은 자신을 성폭행에서 지키는 보호장구의 의미로 사용된 것입니다.
그런데 은장도의 역사적인 의미와 그 폐해를 구구절절 언급하면서 글 전체에 대해 비난을 하고 있으니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 아닌지요? 만약 그런 식으로 모든 글에 대해 비판을 가하기 시작한다면 어떤 표현, 묘사조차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삭막한 문장만으로 자신의 글을 만들어야할 것입니다. 남아날 단어가 얼마나 있겠는지요?
동일한 단어나 표현이라고 해서 그 단어나 표현이 들어가 있는 문맥 속에서 전혀 의미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만한데도 단어 하나만 뚝 떼어내서 글 전체를 비난하는 화두를 삼고 있으며 때로 그런 모습을 자신들과 같은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맹목적인 지지를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모순된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아무튼 다시 말해도 내 생각은 동일합니다. 혼전성관계가 자꾸 늘어가고 있는 현실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떤 분은 프랑스가 선진국이라는 이유로 프랑스의 혼전성관계 현상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주장하는 내용의 지지기반으로 삼으려는 것 같은데 그런 프랑스의 모습도 분명히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잘 살아도 그것이 건강한 나라라는 보장은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분명히 가정은 사회 구성의 가장 기초적인 공동체이며 사랑과 언약에 기초해서 자신을 지켜가는 모습을 쓰레기 버리듯 버리는 사람들이 이루는 가정이라면 그 가정은 쉽게 허물어지고 말 것입니다. 무너진 가정으로 가득한 나라라는 게 과연 얼마나 튼튼할는지요? 그런 면에서 도덕성의 타락은 나라의 근간은 흔들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니 그것이 무슨 문제가 되겠는지요? 도덕성 회복, 정말 시급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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