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사랑이야기

구치소에서 온 한 통의 편지 / 안희환

안희환2 2006. 7. 15. 01:00

구치소에서 온 한 통의 편지 / 안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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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간에 편지 한통을 받았습니다. ***님에게서 온 편지인데 이 편지가 내 마음에 아픔을 줌과 동시에 감동을 주었습니다. [인생 초기에 몇 번 실패를 경험하면 실리적인 혜택은 거대하다]는 토마스 헉슬리의 말대로 고난 중에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글을 소개하는 것이 내게 편지를 보내신 분에게 실례가 되는 것은 아닌지 심사숙한 후에 익명으로 글을 소개한다면 피해갈 일이 없을 것이고 또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 내가 받은 감동을 나눠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편지를 소개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고난과 시련 속에서 사람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평범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이 편지가 혹시 지금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이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로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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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영의 백그라운드 안희환 목사님과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찬양 교회 식구들께


뉴스에서 보는 밖의 날씨는 고온임에도 이곳은 가을의 선선함을 느끼게 합니다. 샬롬 !!!^^


25일 이라는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여러 변화가 있었습니다. 수사에 불만족이라며 경찰서장 단독 면담을 요구했던 저의 의견을 경찰은 묵살했고 억울하면 법정에 가서 호소하라기에 기대를 해 보았지만 정말 믿어주는 것 같던 검사조사 마저도 공소장을 받은 후에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의 진술과는 전혀 다른 공소사실들...없는 죄도 있게 만드는게 검사라나요?


한 번 구속된 이상 절대로 무죄로는 나갈 수 없다는 방안식구들의 의견, 무죄로 나가면 나라 상대로 고소할까봐 절대로 무죄판결은 안한다는 등...시간이 흐를수록 담대하던 마음이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거짓진술들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시인을 하고 빨리 나가라는 의견들...심리재판을  앞두고 잠시 저의 얼굴에 어두움이 깃들었습니다. 사실을 밝히려면 재판이 길어져서 계속 이곳에 머물러야 하고 그렇다고 거짓진술을 시인하자니 그 동안의 수모와 굴욕적인 것들이 치솟아 억울함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마음에 공의로우신 하나님이 계셨습니다. 사람은 기대할 수 없으나 재판장 되시는 나의 하나님이 계시기에...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사실은 이야기 하리라는 마음을 결정하니 한결 가벼웠습니다.


심리 재판이 있는날. 법정 뒤에서 목사님과 여러분들의 강한 중보기도의 힘이 거짓진술에 입을 맞추었던 한 사람이 조금씩 사실을 실토하게 하였고 판, 검사, 변호사 모두가 혼란을 느끼며 이제야 윤곽이 잡히는 거 같다면 길어지는 재판 시간 때문에 한 주 더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판사님께 저의 마음을 전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사람에 대한 기대는 이제 하지 않으렵니다. 단지 거짓 없이 사실을 말씀 드렸으므로 솔로몬 같은 지혜로운 재판장이기를 소원하며 일을 빨이 배우고 싶은 성급한 욕심에서 물이 뜨거운지 찬지 모르고 뛰어 들었던 저의 불찰이라 생각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어떤 판결 이던지 감수할 마음뿐...


이번 사건으로 하나님께서 한 가지 더 깨닫게 한 사실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이렇게 알지 못한 일들을 범법이라고 징계를 받는데 하나님 앞에 갔을 때 얼마나 많은 죄와 알지 못했던 죄로 눈물을 흘려야 할지...참으로 깨닫게 하시는 하나님의 오묘하신 계획은 상상할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지난번 편지에 이곳 생활 소개한다고 말씀 드렸죠? 제가 처음 들어간 방은 재산 초범 방으로 18名 있는 곳인데 돈 빌려 쓰고 갚지 못해 ‘사기죄’명으로 온 사람들이 있는 방으로 억울한 사정이 있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전에 찬양으로 청송 교도소나 청주 교도소등을 선교하러 다녔을 때 느꼈던 감정하고는 많이 틀렸습니다. 그 때에 이런 속사정을 알고 있었다면 더욱 더 진심으로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선도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지난주에는 전방을 했습니다. 소년부 (14세~20세)라는 방에 봉사원으로 들어갔습니다. 어른들 방은 봉사원 한명 뿐인데 이곳 소년부는 낙엽에 불붙듯이 확 일어나는 나이라고 두명의 봉사원이 필요합니다. 책임자 되시는 주임님께서 상담실로 불러서 봉사원으로 전방하라고 하셨을 때 겨우 이곳 실정을 조금 알게 되었고 하루에도 마음 진정 하느라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 터라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정해진 일이기에 전방을 해보니 기성세대들의 잘못으로 어린 것들이 거리에서 방황하며 상상도 못할 죄명으로 와있는 것을 보며 너무도 가슴이 아파서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있는 동안이라도 보듬어 주고 가르쳐주고 사랑해 주고 이곳으로 보내신 하나님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한 번도 접견을 오는 사람이 없어서 간식거리가 없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오늘밤까지 시간이 주어진다면 사과하고 싶은 사람과 하고 싶은 일을 쓰라고 했더니 가출한 엄마를 미워하며 원망하고 엄마 사진을 찢으며 술 먹고 전화해서 욕하고 아빠가 돌아가신 후 다시 들어온 엄마에게 살기 싫다고 나가라고 엄마를 때리며 소리 질렀을 때 울기만 했다는 엄마에게 미안하다라는 종합적인 글들.


하고 싶은 일들을 쓰라고 했더니

(1) 엄마, 아빠와 가족 다 같이 밥먹고 한 방에서 자보는 거

(2) (실컷 부모들을 욕하고 원망한 뒤)

    그래도 엄마, 아빠... 당신들은 나의 영순위라고...

(3) 죽기 전에 엄마, 아빠, 동생에게 가장 미안 하지만 미안하다고 말 안할거야...

   미안하다고 하면 더 우는게 우리 가족이니까...

이 글들을 읽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세상과 부모들은 그렇게 원망하면서도 그 가슴속 깊은 곳에는 부모님과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목사님, 글구 찬양교회 식구님들!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

제가 좋아하는 찬송가 495장 가사입니다. 어느 곳에 있든지 주님께서 나에게 원하시는 일이 있는 줄 압니다. 주님께서 지시 하시는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감당할 수 있도록 영으로 깨어 있기를 원하오니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 편지가 도착할 때면 심리 재판이 끝나고 선고 날짜 받아 기다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찬양교회 식구들의 기도의 힘이 저의 버팀목이 되고 있어서 든든합니다. 사랑합니다. 샬롬!^^


이 천 육년 유월 이십삼일 ***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