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의 칼럼

어느 한나라당 후보의 착각/ 안희환

안희환2 2006. 5. 21. 18:58

어느 한나라당 후보의 착각/ 안희환 

  20060520.jpg

 

5.31 지방 선거가 코밑으로 다가왔습니다. 선거 날이 가깝다는 것을 거리거리에서 실감하고 있는 중입니다.


a. 거리마다 큰 건물마다 휘날리는 현수막이 바람따라 춤을 춥니다. 오늘 아침에 한곳에는 동시에 7개의 현수막이 붙어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시의원 후보, 구청장 후보, 서울시장 후보의 현수막이 한꺼번에 붙어있는 탓입니다. 자세하게 살펴보지 않으면 누가 어느 곳에 출마하는 것인지 확인하기도 어려운 지경입니다.


b. 예쁘게 꾸민 조그만 트럭들이 거리를 종횡무진하고 있습니다. 하나같이 획일적인 모습들인데 후보자의 대형 사진, 후보자에 대해 잔뜩 써놓은 약력들, 그리고 쉬지 않고 들려오는 로고송. 로고송의 경우 소리가 너무 커서 소음공해가 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서로 다른 후보들의 차량이 엇갈려 지나가기라도 하면 누가 시끄러운지 시합이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c. 어딜 가나 부딪힐 수 있는 후보자 혹은 선거 도우미들의 출현입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밝은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를 합니다. 건네주는 명암에는 후보자의 인적 사항이 가득 차 있는데 저마다 자신들이 적격자라는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분들이 평소에도 이렇게 밝은 웃음으로 국민들을 대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내가 본 위의 광경들은 내가 사는 곳 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일 것입니다. 정말 나라를 위해 일어선 분들도 있을 것이고, 명예와 권력을 얻기 위해 출마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남들 출마하니 다도 한번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출마한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돈이 남아돌지 않으면 어려울 듯 하지만)


며칠 전 친구와 이야기하는 중에 들은 것이 있습니다. 어떤 한나라당 후보가 하는 말을 내게 전해준 것인데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번 5.31 선거는 열린우리당을 응징하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그 후보의 말이 얼마나 자신만만하던지 열린우리당을 응징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았다고 합니다.


그 후보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그 속에 들어가 보지 않은 이상 알 수는 없지만 무언가 착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순식간에 들었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이번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은 여러모로 불리한 입장이고 그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정부가 여러 정책들에서 실패를 했기 때문입니다. 국가의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장 큰 요인일 것이고요.


따라서 열린우리당의 후보를 찍으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이란 예상은 쉽게 해볼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으로 표가 몰릴 가능성이 다분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현상은 절대로 한나라당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닙니다. 현 정부에 대한 강한 반발이 한나라당 지원으로 이어진 소극적인 지지라는 것을 한나라당이 잊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한나라당 역시 어떤 대단한 정책을 내놓은 것도 그것을 이룬 것도 아닙니다. 사학법 처리, 부동산 문제, 북한에 대한 정책, 민생 문제 등 어떤 분야에서도 탁월한 정치를 보여주지 못한 한나라당입니다. 그런데 반대급부로 올라간 인기를 가지고 너무 큰소리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니 참으로 한심하게 보입니다.


이번 5.31 선거를 통해 희비가 분명하게 엇갈릴 것입니다만 각 정당들은 착각에 빠져 허우적거릴 것이 아니라 현실 파악을 제대로 하고 정말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선거철에 온갖 공약을 남발하고 굽신거린 후 당선 이후 이상하게 변질되는, 아니 본 모습으로 돌아가는 추태는 그만 보고 싶습니다.


아무튼 궁금합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__

조은뉴스 칼럼 http://www.e-goodnews.co.kr/sub_read.html?uid=50798&section=section11

안희환 블러그 http://blog.chosun.com/blog.screen?blogId=29204

진정한 사랑  cafe.chosun.com/true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