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나무 아래의 샘 / 안희환
마른 나무 아래에서
샘이 터졌다
솟은 물이 이룬 강이
숲을 만든다
어디서부턴가 몰려온
물고기들이 놀고 있다
마른 나무는 아직도
물기를 머금지 못한다
그래도 끝없이 쏟아내는
마른 나무 아래
샘의 물줄기는
이룬 강 아래쪽에
거대한 호수를 만든다
보지도 못한 식물들
맛 보고 놀라는
온갖 과실을 맺고
사방에서 모여든
사람들의 지친 삶이
호수가에서 풀어진다
마른 나무 아래에서
샘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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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이영복님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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