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마른 나무 아래의 샘 / 안희환

안희환2 2006. 1. 25. 08:28

마른 나무 아래의 샘 / 안희환 

영7.jpg

 


마른 나무 아래에서

샘이 터졌다

솟은 물이 이룬 강이

숲을 만든다

어디서부턴가 몰려온

물고기들이 놀고 있다


마른 나무는 아직도

물기를 머금지 못한다

그래도 끝없이 쏟아내는

마른 나무 아래

샘의 물줄기는

이룬 강 아래쪽에

거대한 호수를 만든다


보지도 못한 식물들

맛 보고 놀라는

온갖 과실을 맺고

사방에서 모여든

사람들의 지친 삶이

호수가에서 풀어진다


마른 나무 아래에서

샘이 터졌다

_________

사진은 이영복님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