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바람이 드러낸 진짜와 가짜/ 안희환 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대한시문학협회 회장)

안희환2 2020. 4. 17. 07:54

바람이 드러낸 진짜와 가짜/ 안희환 시인(시 전문잡지 시인마을 발행인, 대한시문학협회 회장)

 

바람이 불기까지

진짜와 가짜를 알 수 없었다.

다 함께 어우러져

모두가 진짜인 듯

어깨를 편 채 웃고 있었다.

 

바람이 불었을 때

진짜와 가짜를 알 수 있었다.

바람 따라 날아간 가짜들과

바람에도 남아있는 진짜들이

여실히 구분되었다.

 

바람은 많은 걸

우리에게서 빼앗아갔지만

대신에 진짜를

소수지만 보석들을

발견하게 해주었다.

 

바람이 두려웠지만

이젠 바람이 두렵지 않다.

바람에 날아가지 않은

진짜 보석들과 함께

세상을 꾸며나갈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