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회단상

5명을 앞에 두고 집회를 인도하다/ 안희환목사(예수비전성결교회, 기독교싱크탱크대표)

안희환2 2020. 4. 11. 18:35

5명을 앞에 두고 집회를 인도하다/ 안희환목사(예수비전성결교회, 기독교싱크탱크대표)

 

이런 이야기를 하면 잘난 척 한다고 욕할 분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말씀 전해달라고 요청하는 곳은 차고도 넘칩니다. 몸이 모자라고 시간이 부족해서 다 응하지 못할 뿐입니다. 최근에도 꽤 큰 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해달라고 요청이 왔는데 갈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큰 교회나 규모가 있는 연합집회 강사만 수락하면 집회를 인도하기도 편하고 수입도 괜찮을 것입니다. 작은 교회의 경우 부흥회를 인도해도 사례비를 다 주고 오니 그에 대해 규모가 큰 집회를 골라서 강사로 가는 것은 분명히 이익이 되는 일일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하기 시작한다면 저는 진짜 삯군으로 전락해버리겠지요.

 

이번에 말씀을 전하러 간 곳은 제가 인도한 집회 중에 가장 적은 규모였습니다. 회중 가운데 앉아 있는 사람이 다섯 사람밖에 없었으니까요. 그 중 한 사람은 저와 함께 간 우리 교회 부교역자이니 실제 집회 참석자는 4사람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반주자가 없어서 반주기로 연주를 하고 있었고 지하의 작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자리가 텅 비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교하기 전 반주기에 맞추어 찬양을 부르는 시간이 얼마나 은혜로웠는지 모릅니다. 가사 한절 한절이 가슴 속에 파고들었습니다. 찬양을 마쳤을 때는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드디어 시간이 되어 말씀을 전했는데 성령님께서 붙들어주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힘이 나서 뜨겁게 말씀을 전했고 이어서 합심기도를 인도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18:20). 그렇다면 당연히 설교자를 포함한 여섯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여 있는 그 자리에 예수님이 함께 계시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함께 하시는 예배라면 그 어떤 예배라 해도 행복하고 복 된 예배일 것입니다.

 

저는 거라사의 귀신들린 사람 하나를 위해 지친 몸으로 배를 타고 가시던 예수님의 모습이 정말 좋습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예수님을 보고 싶어 하던 삭개오를 위해 돌무화과나무 아래까지 가신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그 예수님이 제게도 찾아와주셨고 절망과 슬픔 속에 빠져 울고 있는 제 눈물을 닦아주셨습니다. 그 예수님은 이제 제게 생명보다 귀한 분이 되셨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주신 예수님의 종 된 제가 사람 숫자가 적다고 설교하기를 거절한다면 저는 정말 배은망덕한 인간이 되고 말 것입니다. 얼마 전에 작은 교회라 할지라도 신경 쓰지 말고 강사로 부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순식간에 5교회의 집회가 잡혔습니다. 그 덕분에 큰 교회나 연합 집회 일정을 잡을 수 없게 되었지만 조금도 서운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정한 원칙을 깨지 않을 것입니다. 갈수록 집회 요청이 많아지고 있고 얼마든지 크고 화려한 곳만 선택하여 갈 수 있지만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리 연락 온 대로, 먼저 약속이 잡힌 대로 말씀을 전하러 갈 것입니다. 곳곳에서 하나님 말씀을 전할 수 있는 특권을 주신 것만으로도 예수님이 제게 베푸신 은혜는 차고도 넘칩니다. 예수님 감사합니다. 예수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