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배가 뜨지 않아서 지붕 없는 배를 탔는데/ 병풍도교회(김대운목사님)/ 안희환(기독교싱크탱크대표, 예수비전성결교회)
병풍도에 있는 병풍교회에 부흥회를 인도하러 가려는데 병풍교회 김대운 목사님께서 메시지를 보내셨습니다. 강풍이 분다고 원래 가려던 송도 선착장이 아닌 신월 선착장으로 와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원래 운행하던 배는 다 중단되었고 사선을 타고 들어가야 한다고도 하셨습니다.
아내가 운전해주는 차를 타고 5시간 정도 걸려 신월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해경이 배가 출발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차 밖으로 나갔는데 바람이 얼마나 센지 가벼운 사람은 날아가게 생겼습니다. 제가 덩치가 크다는 것이 감사하게 생각되었습니다.
김목사님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버지 선착장으로 이동해서 그곳에서 배를 타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강풍 때문에 부흥회를 포기하나 했더니 그게 아닌 것입니다. 버지 선착장은 신월 선착장에서 54km 정도 떨어져 있었습니다. 다시 아내가 운전해주는 차로 버지 선착장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동안 눈보라가 휘몰아쳤습니다.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버지 선착장에는 해경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를 태우러 온 사선이 지붕이 없는 배였다는 것입니다. 가뜩이나 쌀쌀한 날씨에 실내도 아니고 다 드러난 곳에 앉아서 배로 이동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잠바를 목까지 잠그고 모자를 쓰고 우비 옷까지 입고 배 바닥에 앉았습니다.
드디어 배가 출발하는데 실내가 아닌지라 추위가 몰려들었습니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강풍이 가라앉았다는 것). 배를 운전하시는 장로님과 아들도 추웠겠지만 배에 익숙하지 않은 저는 더 추웠습니다.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기만 고대했습니다. 26분 정도 바다 위를 달린 배가 마침내 병풍도에 도착했습니다. 김대운 목사님이 운전해 오신 승합차에 타니 그제야 따듯한 기운에 몸이 녹았습니다.
병풍도는 그렇게 큰 섬이 아니기에 따로 숙박시설이 없습니다. 목사님이 사시는 사택의 방 한 칸을 제게 주셔서 그곳에서 잠을 잡니다. 작년에도 그렇게 했고 올해도 그렇게 했습니다. 화장실은 난방이 설치되지 않았는지 추웠습니다. 그래서 땀이 흘러도 샤워는 엄두를 내지 못한 채 머리만 한 번 감았을 뿐입니다.
그런 상황이라고 불평하거나 짜증나지는 않습니다. 사도 바울은 복음을 전하러 다니다가 노숙자처럼 잠을 자기도 하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으며, 매도 수차례 맞았는데 그에 비하면 저는 최고의 대접을 받고 다니는 것인데 어찌 감히 투덜거릴 수가 있겠습니까? 게다가 성도들이 차려주시는 식사는 정말 정성이 가득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병풍교회는 섬교회이지만 작고 어려운 교회는 아닙니다. 상당히 규모가 있는 교회입니다. 김대운 목사님이 부임하기 전만 해도 분열과 다툼이 있는 교회였는데 김목사님 부임 후 모든 것이 안정을 찾았고 이제는 섬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교회로 우뚝 섰습니다. 인정받는 교회, 존경받는 목사님이 된 것입니다.
김대운 목사님은 제 친구인 하우형 목사님을 통해 이름을 여러 차례 들었던 목사님입니다. 성품이 예수님을 닮았다고 하더군요. 작년과 올해 며칠씩 같이 머물며 교제하는 가운데 정말 성품이 좋은 분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욕심이 없는 분이고 하나님을 생명 다해 사랑하며, 맡겨진 영혼들을 정말 귀히 여기는 목사님이셨습니다.
집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같은 배를 타신 권사님이 절 보고 가지 않고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하시네요. 남자 집사님 한 분은 신안 소금 2 부대를 선물로 주셨고 가면서 식사하라고 차비도 주셨습니다. 있는 동안에도 성도님들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가는 순간까지도 사랑을 받습니다.
아무튼 이번 병풍교회 부흥회는 제가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주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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