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슬람 단체 납치 한국인 남성 사망

필리핀 이슬람 단체 납치 한국인 남성 사망

 

지난 1월 필리핀에서 무장 괴한에게 피랍됐던 70대 한국인 남성이 10개월여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다. 정부는 필리핀 각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 단계를 재점검하고 일부 지역의 여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숨진 남성은 홍모(74)씨로 그는 지난 1월24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 있는 아들 집에서 경찰복을 입은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이들은 필리핀 이슬람 분리주의 반군인 모로민족해방전선(MNLF)과 연계된 테러단체 ‘아부 사야프’의 조직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괴한들은 홍씨를 납치한 지 3주가량 지난 후 총기를 든 사진을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리며 5억 페소(120여억원)를 요구했다. 이후 홍씨 가족은 필리핀 당국 및 한국 정부와 공조하며 수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한때 협상이 진전을 보여 홍씨가 풀려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으나 결국 필리핀 남서부의 한 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석방금 지불 불가 원칙 하에 홍씨의 석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나 결과적으로 사망해 무척 안타깝다”며 “필리핀 정부와 협력해 사망 원인 등을 파악한 뒤 엄정한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필리핀 해당 지역을 여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2일 “필리핀 민다나오 섬 지역을 여권법상 여행금지 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한인 밀집지역에 CC(폐쇄회로)TV를 설치하고 안전 취약 지역을 점검하는 등 국민 및 여행객에 대한 보호대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여권법상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되면 교민들은 원칙적으로 철수를 해야 한다.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여행금지 지역에 들어갈 경우 여권법에 의해 처벌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