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모임보다 더 중요한 만남/ 안희환목사(예수비전교회,기독교싱크탱크대표)
미국 백악관에서의 모임에 초대받았을 때 기뻤습니다. 한번쯤은 가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브이 하고 사진을 찍으면 그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정표를 들여다보는 순간 선약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월요일에는 전주 쥬빌리에서의 설교가 예정되어 있었고, 화요일에는 제주 열방대학의 강의가 잡혀 있었습니다.
제가 하나님께 약속드린 바로는 초청을 받았을 때 규모와 영향력에 상관없이 먼저 결정된 것에 응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약속을 지금까지 철저하게 지켜왔습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초청한 분에게 먼저 잡힌 약속들이 있어서 갈 수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백악관행을 거절한 것에 대해 가장 속상해하는 것은 놀랍게도 큰 아들 효빈이었습니다. 여러 차례에 걸쳐 그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다른 몇몇 분들도 일정을 조절해서 가지 그랬냐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을 비운 저에게 엉뚱한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주도 열방대학의 강의가 한 달 후로 늦추어진 것입니다. 월요일 전주에서의 설교 때문에 화요일만 강의하기로 했었는데 너무 시간이 적다면서 김은희 간사님이 시간을 늦춰 이틀을 강의해달라고 한 것입니다.
그러더니 한 가지 일이 더 발생했습니다. 월요일의 전주 쥬빌리 설교가 사정상 취소된 것입니다. 조금은 실망스러웠습니다. 미리 일정이 조정되었다면 새로운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월요일을 앞둔 주일 저녁에 박미자집사님으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목사님 내일 혹시 시간 안 되시나요? 시골에 병원에 있는 오빠 예수님 확실하게 영접하게 하려고요. 시간이 얼마 안남은거 같아서요. 요즘 하나님께서 그런 마음을 주셔요. 조금 전에 다른 오빠한테 안부차 전화했더니 밥은 못 먹고 병원에서는 죽을 먹인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시간이 얼마 안남은거 같아요. 예수님은 영접을 했는데 그래도 확실하게 영접기도 시켜주어야 할거 같아요. 아직은 정신이 있어요. 그런데 언제 나빠질지 몰라서요. 제가 내일 시골병원에 가려고 하는데요. 시간 되시면 함께 가주실 수 있나 해서요.”
아내에게 문자가 왔으니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한 영혼을 만나게 하시려고 백악관행을 막으셨나 봐.”
다음 날 아내, 박미자 집사님, 이주일전도사님과 함께 충남 홍성에 갔습니다. 박집사님의 오빠는 요양병원에 누워있었는데 척 봐도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의식이 남아 있고 반응을 보일 수 있어서 성경을 암송해주고 설명하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마음 가운데 기쁨이 있었습니다. 백악관에 가보지 못하게 된 것이 하나도 아쉽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할 수 있었으니 그것이 최고 아니겠는지요? 마지막 호흡이 끊어지는 날까지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목사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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