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회단상

남편이 살해당하고 아들이 죽었는데도/ 안희환목사(예수비전교회, 기독교싱크탱크 대표)

안희환2 2015. 4. 22. 23:05

남편이 살해당하고 아들이 죽었는데도/ 안희환목사(예수비전교회, 기독교싱크탱크 대표)

 

예수님은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이냐고 묻는 율법사의 질문(마22:35-36)에 머뭇거리지 않으시고 금방 대답하십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마22:37038)” 이 말씀은 신명기 6:4-5절 말씀의 인용입니다.

 

 

마음도 다, 목숨도 다, 뜻도 다라고 하는 것은 여지를 남겨놓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커피가 든 컵이 있는데 커피를 다 마셨다고 하면 커피에 절반이나 삼분의 일 정도가 남아 있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 것도 남지 않아야 합니다. 주머니에 있는 돈을 구걸하는 자에게 다 주었다고 하면 이제 주머니 안에 몇 만원이든 몇 천원이든 남아있어서는 안 됩니다. 남겨져 있다면 그것은 다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로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 첫 번째 계명이 정말 엄청난 계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마음을 다해서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마음이 반 쯤 세상으로 가 있거나 다른 일에 쏠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목숨을 다해서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 목숨의 어느 부분이 다른 것에 사용돼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뜻을 다해서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의 뜻이 하나님이 아닌 다른 존재에 가 있거나 엉뚱한 곳에 팔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처럼 하나님을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시간, 물질, 재능, 젊음, 그리고 목숨까지 하나님을 위해 다 사용했습니다. 그런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 예수님의 고귀한 이름이 사람들 마음에 새겨졌고 구원의 역사들이 일어났으며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그처럼 헌신된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기독교를 심하게 박해했던 로마 도미티안 황제 때의 일입니다. 안디옥 교회 감독인 이그나티우스는 짐승에 물려 몸이 찢기면서 순교를 당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생명을 건지기 위해 노력하거나 부탁하는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사랑하는 예수님을 위해 생명을 드릴 수 있음에 기뻐하였습니다. 그가 로마로 잡혀가면서 소아시아 여러 교회와 서머나 교회 감독이요 동역자인 친구 폴리갑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대들은 나를 위하여 타협하지 말라. 내가 놓이기를 바라지 말라. 나는 한 알의 밀씨가 되고 짐승의 이빨에 가루가 되어 하나님의 깨끗한 빵이 되기를 원하노라. 그리스도를 위하여 형벌당하기를 원하노라. 그리스도를 소유할 수 있다면 십자가에서 짐승의 이빨에 뼈가 가루되고 손과 발이 잘리더라도 결코 두려워하지 않겠다. 나에게는 오직 그리스도가 있을 뿐이다.”

 

 

한 선교사님이 중국에서 일하다가 티벳 선교를 위해 부인과 아들 그리고 티벳인 통역관 한 사람과 함께 티벳으로 갔습니다. 얼마 후 선교사가 볼 일이 있다고 나간 후 오랫동안 오지 않습니다. 궁금하게 여긴 사람들이 통역관을 보냈더니 그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와서는 선교사가 참혹하게 죽었음을 말해주었습니다.

 

 

통역관은 화가 자기들에게 미칠지도 모르니 빨리 도망가자고 해서 통역관과 선교사의 부인 그리고 아들이 서둘러 함께 중국으로 향했습니다. 그런 그 와중에 끔찍한 일이 발생합니다. 이동 중에 선교사님의 아들도 죽어버린 것입니다. 선교사님 부인은 졸지에 남편과 아들을 잃은 과부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선교사님 부인은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길로 고국으로 가서 의학을 공부했고 의학공부가 끝나자 다시 중국 선교를 하러 나갔습니다.

 

 

이그나티우스 감독님이나 선교사님 부인은 정신이 나간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들은 다만 하나님을 사랑한 것입니다. 사랑하되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한 것입니다. 자기와 자기 가족, 자기 일밖에 모르는 세상의 이기적인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모든 것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하나님의 사람은 그 존재 자체로 납니다. 세상을 바꿉니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