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의 칼럼

가요계는 무한도전팀 탓하지 말고 실력을 키우라/ 안희환

안희환2 2013. 1. 14. 12:52

가요계는 무한도전팀 탓하지 말고 실력을 키우라/ 안희환

MBC'무한도전'팀 발표 음원이 주요 차트를 석권했다. 개그맨 박명수가 작곡하고 정형돈이 부른 '강북멋쟁이'가 일주일째 음원 차트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문 가수들이 부른 노래보다 무한도전팀의 노래가 더 많은 인기를 끄는 현상으로 인해 가요계에서는 안타깝다는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중의 기호를 잘 맞추는 무한도전팀으로 인해 수많은 뮤지션들이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가요계의 투덜거림은 지지를 얻기보다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실제로 기사에 대한 댓글들을 확인해 보면 가요계의 우려에 찬성을 표하기보다는 쓴 소리를 표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첫 번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가수들의 외도가 너무 보편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노래를 통해 인기를 얻었을 경우 더 좋은 노래를 팬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을 하기보다는 인기를 발판으로 삼아 예능프로에 참여하거나 드라마 혹은 영화에 파고들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지닌 채 무한도전팀이 음악 시장을 잠식한다고 불평하는 것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노래에 대한 대중들의 기호가 현저하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싸이의 강남스타일일 것이다. 싸이의 노래가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유투브 조회수에서 1위를 차지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싸이는 강남 스타일을 통해 세계적인 가수로 우뚝 섰다. 싸이의 특이한 노래가 인기를 얻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식의 논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가요계에서는 제대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

셋 번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가요계의 천편일률적인 모습이다. 특히 아이돌 가수는 대다수가 판박이라도 되는 듯이 비슷하다. 얼굴이 예쁘거나 잘 생긴 어린 가수들을 등장시켜 화려하거나 야한 춤을 추게 하고 그것으로 인기를 얻는 것도 어느 정도 가능하기는 했었다. 그러나 너나할 것 없이 비슷해진 아이돌 가수들의 모습은 식상해질 수밖에 없다. 미소녀 혹은 미소년을 좋아하는 일부 청소년들 외에는 지속적인 관심을 끌기가 어려운 것이다.

결국 MBC'무한도전'팀 발표 음원이 주요 차트를 석권에 대해 불평하기에 앞서 가요계는 스스로의 실력을 키웠어야 했다. 설혹 무한도전팀의 노래가 더 많은 인기를 끈다 하더라도 음악성에 있어 가수들의 노래가 더 우위라면 할 말이라도 있었을 것 아닌가? 또 지지도 얻어낼 수 있을 것 아닌가? 그러나 가수들의 노래나 무한도전팀의 노래나 별반 수준 차이가 없는 상태에서 투덜대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가요계에는 아이돌 그룹만이 아닌 보다 다양한 장르의 그룹이나 가수들이 등장할 필요가 있고 그 각자가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될 경우 무한도전같은 인기프로그램을 힘입어 음원을 발표하고 인기를 끄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진정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의 관심은 가요계에 그대로 머물 수 있을 것이다. 관건은 자기 분야에서의 탁월성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