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는 무한도전팀 탓하지 말고 실력을 키우라/ 안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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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무한도전'팀 발표 음원이 주요 차트를 석권했다. 개그맨 박명수가 작곡하고 정형돈이 부른 '강북멋쟁이'가 일주일째 음원 차트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문 가수들이 부른 노래보다 무한도전팀의 노래가 더 많은 인기를 끄는 현상으로 인해 가요계에서는 안타깝다는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중의 기호를 잘 맞추는 무한도전팀으로 인해 수많은 뮤지션들이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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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런 가요계의 투덜거림은 지지를 얻기보다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실제로 기사에 대한 댓글들을 확인해 보면 가요계의 우려에 찬성을 표하기보다는 쓴 소리를 표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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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가수들의 외도가 너무 보편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노래를 통해 인기를 얻었을 경우 더 좋은 노래를 팬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을 하기보다는 인기를 발판으로 삼아 예능프로에 참여하거나 드라마 혹은 영화에 파고들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지닌 채 무한도전팀이 음악 시장을 잠식한다고 불평하는 것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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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노래에 대한 대중들의 기호가 현저하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싸이의 ‘강남스타일’일 것이다. 싸이의 노래가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유투브 조회수에서 1위를 차지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싸이는 ‘강남 스타일’을 통해 세계적인 가수로 우뚝 섰다. 싸이의 특이한 노래가 인기를 얻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식의 논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가요계에서는 제대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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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번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가요계의 천편일률적인 모습이다. 특히 아이돌 가수는 대다수가 판박이라도 되는 듯이 비슷하다. 얼굴이 예쁘거나 잘 생긴 어린 가수들을 등장시켜 화려하거나 야한 춤을 추게 하고 그것으로 인기를 얻는 것도 어느 정도 가능하기는 했었다. 그러나 너나할 것 없이 비슷해진 아이돌 가수들의 모습은 식상해질 수밖에 없다. 미소녀 혹은 미소년을 좋아하는 일부 청소년들 외에는 지속적인 관심을 끌기가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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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MBC의 '무한도전'팀 발표 음원이 주요 차트를 석권에 대해 불평하기에 앞서 가요계는 스스로의 실력을 키웠어야 했다. 설혹 무한도전팀의 노래가 더 많은 인기를 끈다 하더라도 음악성에 있어 가수들의 노래가 더 우위라면 할 말이라도 있었을 것 아닌가? 또 지지도 얻어낼 수 있을 것 아닌가? 그러나 가수들의 노래나 무한도전팀의 노래나 별반 수준 차이가 없는 상태에서 투덜대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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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에는 아이돌 그룹만이 아닌 보다 다양한 장르의 그룹이나 가수들이 등장할 필요가 있고 그 각자가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될 경우 무한도전같은 인기프로그램을 힘입어 음원을 발표하고 인기를 끄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진정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의 관심은 가요계에 그대로 머물 수 있을 것이다. 관건은 자기 분야에서의 탁월성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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