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세상을 허무는 거인/ 안희환

안희환2 2012. 1. 24. 11:08

세상을 허무는 거인/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77)

 

 

둑을 넘어 밀려드는 홍수

빠져들어 헤어날 수 없는 거센 물결

무너져가는 세계를 보며

웃고 있는 이가 있다.

번쩍하는 섬광과 함께

살짝 자신을 드러냈던 거인이.

무엇이든 보면 흔들었던 그는

흔들리다 못해 부서져버린

장난감을 아쉬워한 적이 없다.

새로운 장난감이 널려 있는 세상

유희거리는 날마다 바뀐다.

겨우 버티던 댐에 작은 구멍을 낸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있다.

믿어주지 않는 사람들 속에서

침묵을 선택했지만 잊을 수 없는

거인의 형상이 따라다닌다.

__________

사진/ 양동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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