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허무는 거인/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77)
둑을 넘어 밀려드는 홍수
빠져들어 헤어날 수 없는 거센 물결
무너져가는 세계를 보며
웃고 있는 이가 있다.
번쩍하는 섬광과 함께
살짝 자신을 드러냈던 거인이.
.
무엇이든 보면 흔들었던 그는
흔들리다 못해 부서져버린
장난감을 아쉬워한 적이 없다.
새로운 장난감이 널려 있는 세상
유희거리는 날마다 바뀐다.
.
겨우 버티던 댐에 작은 구멍을 낸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있다.
믿어주지 않는 사람들 속에서
침묵을 선택했지만 잊을 수 없는
거인의 형상이 따라다닌다.
__________
사진/ 양동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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