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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요즘 신입사원 인터넷 검색만 잘해"

안희환2 2011. 12. 12. 15:11

기업들 "요즘 신입사원 인터넷 검색만 잘해"

  • 탁상훈 기자
  • 입력 : 2011.12.12 03:03

    어학·학점… 스펙 화려하지만 독창성·문제해결 능력은 부족
    기업 75% "한국교육, 기업이 필요한 인재 못 길러"

    지난해 10조원대의 매출을 올린 A대기업의 강모 사회공헌팀장은 얼마 전 신입사원에게 일을 시켰다가 실망했다. 연말을 앞두고 새롭게 해볼 만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짜보라고 했더니, 이 신입사원은 다른 기업들이 하고 있는 봉사활동들로만 짜깁기해 만든 보고서를 들고 왔던 것이다. 강 팀장은 "보고서는 A4용지 20장이 넘을 정도로 두툼했지만 새로운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며 "명문대 출신에, 어학성적과 학점도 완벽한 신입사원이었는데 독창적 생각은 없고 인터넷 검색 능력만 발달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국내 재계 10위권인 B그룹에선 올해 초 명문대 경영대 출신의 C씨를 뽑았다가 애를 먹었다. 학점은 100점 만점에 90점을 넘었고, 토플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사원이었다. 하지만 그는 인사팀, 마케팅팀 등 근무하던 팀만 3~4개월 단위로 계속 바꿔달라고 하다가 결국 회사를 떠났다.

    회사 관계자는 "외관상 요건은 화려했지만 막상 일을 시켜보면 다른 신입사원과 남다를 게 없는 고만고만한 사원이었다"며 "오히려 직장 생활의 핵심인 인성(人性)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회사에) 요구하는 것만 많았다"고 말했다.

    인재 배출의 산실(産室)인 대학을 막 나온 젊은이들을 접하는 기업들은 한국 대학교육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가장 먼저 체감한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요즘 신입사원들은 학벌·학점·자격증 등 스펙은 화려하지만 정작 기업이 필요한 창의력이나 문제해결 능력 등 알맹이는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말한다.

    국내 대형 건설사인 D사 이모 인사팀장도 최근 2주 동안 신입사원 교육을 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 10년 뒤 D사가 해볼 만한 신(新)사업을 정해 발표하라는 과제를 던져주고 조(組)별 토론을 시켰는데, 다들 새로운 아이디어는 못 내면서도 남이 낸 아이디어 깎아내리기에만 열중했다. 이 팀장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소위 명문대를 나온 사원일수록 기존 지식을 동원해 비판하는 데만 능숙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는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본지가 지난 10월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5%가 현재의 한국 교육이 기업에서 필요로하는 인재를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자본주의 4.0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선 인성 교육(44%)과 함께, 개인별 재능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교육(28%), 창의성 교육(16%) 등이 강화돼야 한다고 응답자들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