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탄생/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02)
산 깊은 곳
그보다 더 깊은 동굴
안쪽 깊숙이
시를 숨겨두었다.
.
그 앞에 벽을 쌓고
시멘트를 바르고
동굴 입구엔 큰 돌이
보초를 서게 했다.
.
박쥐도 날아들 수 없고
들쥐도 파고들 수 없는
그곳에 숨겨둔 시.
.
눈까지 쌓인 날
사람 키 두 배만한 눈이
산을 다 덮은 날
화산이 터졌다.
.
시는 그렇게 태어났다.
_________
사진/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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