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시의 탄생/ 안희환

안희환2 2011. 12. 11. 06:47

시의 탄생/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202)

 

 

산 깊은 곳

그보다 더 깊은 동굴

안쪽 깊숙이

시를 숨겨두었다.

그 앞에 벽을 쌓고

시멘트를 바르고

동굴 입구엔 큰 돌이

보초를 서게 했다.

박쥐도 날아들 수 없고

들쥐도 파고들 수 없는

그곳에 숨겨둔 시.

눈까지 쌓인 날

사람 키 두 배만한 눈이

산을 다 덮은 날

화산이 터졌다.

시는 그렇게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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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울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