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조직, 왜 급격히 쪼그라드나
교원단체 본모습 벗어나 - "잘 가르치는 방법 알고 싶은데 교육·교사 복지 관련 없는 정치문제에 무리하게 관여"
교내 잦은 마찰도 부담 - "학교생활에 큰 도움 안되고 굳이 정파 다른 교사들과 갈등 일으키고 싶지 않아"우리나라 전체 20대 교사 중 전교조에 가입한 교사의 비율이 2009년 5.3%에서 올해 2.1%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교사 100명 중 2명만 전교조 소속 교사란 의미다. 전교조 전체 조합원 중 20대 교사의 비율은 2.6%에 불과하다.
지난달 27일의 전교조 '제6차 임시대의원대회 안건 심의 자료'와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분석자료집' 등을 분석한 결과,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전체 교원 중 20대는 2009년 19.9%(8만8587명)에서 올해 18.7%(7만8846명)로 1%포인트 정도 줄어드는 데 그쳤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전교조 20대 조합원 수는 전체 조합원의 6.5%(추정치 4672명)에서 2.6%(추정치 1680명)로 훨씬 가파르게 줄어들었다.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전교조에 가입한 20대 교사의 수는 2년 안에 1000명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교사들은 대개 전교조 소속'일 것이라는 통념은 더 이상 학교 현장에서 통하지 않고, 오히려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 ▲ 2009년 7월 19일 전교조 집행부가 1차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고발·징계 철회 등을 요구하는 2차 시국선언 집회를 하고 있다. 이해 6월 18일에 발표한 전교조 1차 시국선언은 미디어법과 대운하 반대 등 이명박 정부의 국정 전반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너무 정치적" 젊은 교사들 기피
젊은 교사들이 전교조 가입을 기피하는 이유는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과격한 전교조의 노선과 활동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심의 자료에 수록된 전교조 자체 조사에 따르면, 전교조 가입에 소극적인 이유에 대해 비(非)전교조 교사의 49.4%가 '활동이 너무 정치적이고 과격해서'라고 응답했다. '교장·교사·학부모와의 관계가 우려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15.7%로 그 뒤를 이었다.
교육이나 교사 복지와 직접 관련이 없는 정치적인 활동에 무리하게 힘을 쏟는 전교조의 행태가 탈(脫)정치적인 성향을 보이는 젊은 교사들의 반감을 사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초등학교 3년차 교사 한모(26)씨는 처음 발령을 받았을 때 교장이 "요즘도 (대학에서) 의식화 교육을 하나?"라고 물어봐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특정 이념을 지니고 세상을 바라보게 한다'는 의미인 '의식화'란 말뜻 자체를 몰랐기 때문이다. 한씨의 학교에는 20대 교사 6명이 있지만 모두 선배 교사들의 전교조 가입 권유를 거절했다. 한씨는 "요즘 교사들은 잘 가르치는 방법이나 자기계발에 더 관심이 많은데, 전교조처럼 모든 사회문제를 정치적으로 해석해 가르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20대 중학교 교사 이모(25)씨는 "교원단체 자체에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교원단체는 교사의 권익이나 학생 교육을 위한 단체인데, 지금은 학내 생활과 많이 멀어진 것 같다"며 "(전교조 활동이) 학교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도 않는데 굳이 정파가 나뉘어 다른 동료들과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 고교 교사 박모(27)씨는 "전교조가 교육 문제가 아닌, 정치와 선거 등에서도 너무 많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
1999년 합법화 당시 6만2564명이었던 전교조 조합원은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2003년 9만3860명으로 정점(頂點)에 올랐다. 그러나 이해 전교조와 갈등을 빚던 충남의 한 교장이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전교조가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 도입을 둘러싸고 연가투쟁과 교육부장관 퇴진 서명을 벌이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조합원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나친 정치화'가 전교조 조직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전교조 교사들이 광우병 촛불집회와 학업성취도 평가 반대 투쟁에 뛰어든 2008년에는 조합원 수가 7만명대로 내려앉았다. 미디어법과 한반도 대운하 등을 반대한 2009년의 전교조 1·2차 시국선언과 참여 교사에 대한 대규모 징계 사태를 거치면서 지난해에는 6만명대로 줄어들었다. 올해 6월 현재 전교조 조합원 수는 2003년의 3분의 2 수준인 6만4629명이다.
이성호 중앙대 교수는 "정치 이데올로기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럽게 감소한 동시에, 말로만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권위주의이고 중앙집권적인 조직 문화가 남아있는 전교조에 대해 젊은 세대가 염증을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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