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3일(현지시각) 중국 저장성 원저우에서 고속열차가 탈선해 그 중 2량이 다리 아래로 추락한 가운데 긴급 구조대와 인근 주민들이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 희생자 및 자세한 피해 현황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AP 연합
벼락맞아 동력 상실한 후 추돌사고로 탈선
중국 고속열차의 추돌·탈선 사고로 25일 오전 3시(이하 현지시각) 현재 최소 33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부상했다고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중국 고속열차인 ‘둥처(動車)’ D3115호가 24일 오후 8시27분쯤 남부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 슈앙위 마을 근처에서 추돌을 당해 객차 2량이 궤도를 이탈, 1량이 20~30미터의 교량 아래로 추락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탈선한 또다른 객차는 다리에 걸려 공중에 매달려 있다.
중국 당국은 탈선한 D3115 열차가 벼락을 맞아 동력을 상실하고 멈춰 선 상태에서 뒤따라 오던 다른 둥처 열차 D301과 추돌해 탈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D301 기관사 판 이헹은 추돌을 피하려고 급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추돌을 막지 못했고 본인은 브레이크에 가슴을 부딪혀 사망했다.
이번 사고로 원저우 의대에 입원한 40세의 한 남자는 “D3115의 16번 객차에 타고 있었다”며 “16번 객차에서만 60여명이 튕겨져나갔다”고 밝혔다.
원저우의 또 다른 병원에 입원한 조우(여)씨는 “11번 객차에 가족과 함께 타고 있었는데, '꽝'하는 소리와 함께 지진이 난 것처럼 충격을 받았다"면서 ”소리를 듣자마자 옆에 있던 다섯살 배기 아들을 필사적으로 붙잡았다“고 말했다. 그녀의 아들은 가슴에 타박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둥처는 시속 100㎞로 달리는 종전의 열차를 개량해 최대 시속 300㎞로 달리게 만든 고속열차로, 통상 시속 200㎞로 운행된다. D3115호는 저장성 성도(成都)인 항저우(杭州)를 출발해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까지 750㎞를 운행하는 열차다.
사고 직후 중국 철도부는 저장(浙江)성과 상하이(上海) 당국과의 공조로 긴급 구조작업을 벌이면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이번 고속철 사고를 보고받고, 피해 구조에 모든 노력을 다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