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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 풍선 보면 총살 당한 아이 생각나송원형 기자 swhyung@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안희환2 2011. 7. 20. 23:18

고무 풍선 보면 총살 당한 아이 생각나

입력 : 2011.07.20 19:12 / 수정 : 2011.07.20 19:46

지난해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구글 어스를 이용해 찍은 본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교화소 전경. 높은 담과 감시탑을 갖추고 있다./출처=조선일보DB
“지금도 고무 풍선이 터지는 모습을 보면, 총살당한 아이 생각이 납니다.”

2006년 10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북한 평안남도 증산교화소에 있었던 한 여성 탈북자는 교화소에서 탈출하려다가 붙잡힌 아이의 총살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많이 맞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던 아이는 교화소 수감자 300여명이 보는 앞에서 죽었다.

11년 동안 평안남도 개천교화소에서 수감 생활을 했던 여성 탈북자는 독방이 돼지 굴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다리를 펴지도, 앉지도 못합니다. 밥을 줄 때만 햇빛이 살짝 들어옵니다. 방에 있는 구멍 하나가 변소인데, 평소 그곳에 앉아 지내기도 합니다.”

북한의 구금시설 현황 /출처=조선일보 DB
사단법인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20일 ‘북한 정치범수용소 운영체계와 인권실태’와 ‘북한 구금시설 운영체계와 인권실태’라는 두 권의 책을 발간했다. 북한인권정보센터가 2003년부터 인터뷰했던 탈북자 1만3000명에 대한 자료와 북한인권기록보존소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된 사건 3만 2410건, 인물 1만8871명에 관한 자료, 문헌 자료 등이 활용됐다. 정치범수용소 등에서 수감생활을 했던 212명에 대한 추가 및 심층 인터뷰가 추가됐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북한의 모든 구금 시설에서 심각한 인권침해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매끼 한 그릇도 안 되는 옥수수죽과 소금국으로 연명하고 있으며, 위생상태도 아주 불결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치범수용소의 인권 실태에 대한 문제제기가 집중됐다면, 이번에 발간된 책들은 북한 구금시설 전반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북한인권정보센터에 따르면, 북한 구금 시설은 크게 일반 구금시설과 정치범수용소로 나뉜다. 일반 구금시설은 구류장, 집결소 등 5종류로 나뉘며 현재까지 182곳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각 시설에 따라 최소 10명에서 최대 5000명까지 수용돼 전체 수감 인원은 추정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탈북자가 처음 거치는 구류장에서는 조사 중 조금이라도 자세를 바꾸면 구타를 당한다. 집결소는 보안서(경찰서)에 보내지기 전 대기하는 곳으로 농사, 벌목, 강제노동에 동원된다. 노동단련대와 교양소는 경범죄자들이 가는 곳으로 노동강도가 강해 사망률이 높다. 교화소(교도소)에 수감되면 공민증(주민등록증)이 박탈돼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다. 사망하면 교화소에서 시신을 태우거나 땅에 묻는다.
일본 후지TV가 2004년에 공개한 북한의 요덕 정치범 수용소 모습. 정치범들이 경비대와 보위부원들의 주택가를 돌아다니며 인분을 퍼 나르고 있다./출처=조선일보DB
정치범수용소는 한 번 들어가면 살아서 나오기 힘든 완전통제구역으로 운영된다. 정치범수용소 6곳에는 13만여명이 수감돼 있다. 정치범수용소는 주로 골짜기에 있으며, 경계에는 전기 철조망, 부비트랩, 이동 초소 등이 설치돼 있다. 경비대도 상주하고 있다. 부부 관계에서는 출산이 허락되지만, 비공식 관계에서의 임신은 강력한 처벌 대상이 된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21일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와 구금시설의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이번에 발간한 책의 내용을 발표하고 이에 대해 토론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