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오클랜드의 공원/ 안희환
사진으로 보는 세상(485)
하늘은 맑고 나무는 울창하고 물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이런 곳에서 몇날 며칠을 지새울 수 있다면 무척 행복한 시간이 될 것 같다. 숨을 들이키는데 폐가 살아나는 것 같다. 눈도 맑아지는 것 같다. 너무 오버해서 반응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그 만큼 풍요로운 자연의 혜택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으니까. 콘크리트를 밟지 않으면 하루를 살아갈 수 없는 도신인으로서 자연에 대해 매력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닐까?
할아버지 목장/ 정선규
엄마와 아빠는 맞벌이 생활에 늘 쫓기고
집에는 늘 할아버지와 6살 난 손자 둘 뿐이었습니다
4월의 봄 순이가 개나리 진달래 쑥 냉이 다 속없이 꺼내주고
저 숲 속 언저리 양지바른 곳에 이름 모를 야생화 바람결에 실려
꼭 나타날 것만 같은 짙은 그리움으로 서성서성 자장가 새어나오던 날
할아버지는 손자 손을 꼭 잡고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놀이터에
나들이 나왔습니다
할아버지는 벤치에 앉아 가만히 손자가 뛰어다니며 미끄럼 타고 놀고 있는
예쁜 짓 하는 손자를 그윽이 불건 너 보면서 흡족한 미소를 띄워 보내고
어린 손자는 할아버지의 애정이 어린 편지를 사서함에 가두어 놓고
답장 보낼 줄 모른 채
한시도 엉덩이를 땅에 붙이지 않은 채 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손자는 그네에 몸을 싣고 할아버지는 뒤에서 밀고 있을 때
태양은 하늘 정상에 다 올랐는지 넌지시 아래를 내려다보며
민심을 살피듯 미동도 하지 않고 오래 머물렀습니다
나이를 못 속인다더니 시간도 못 속이는 것일까?
손자의 배꼽시계는 꽈배기 열 두번 꼬듯 꼬르륵 일어나
배시시 배를 가로질러 배고픔을 훌쩍 삼켜 감추어 버렸지만
이내 손자는 더 못 참겠는지 할아버지한테 집으로 돌아가자고
조르기 시작했고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타일렀습니다
"병 삼아 아빠 오면 조금 있다 같이 먹자"
손자는 잠시 할아버지의 말에 수긍하는가 싶더니
조르다 못 해 볶아쳤습니다
바로 이때 구세주를 만난 것일까.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연약한 개미 한 마리가
할아버지 턱수염에 온몸을 가린 채 깊숙이 숨고 있었습니다
귀신 같은 손자는 할아버지 턱수염을 가리키며
"할아버지! 개미 있어요"
할아버지는 손으로 턱수염을 쓸어내리며
"병 삼아! 할아버지 턱수염은 개미 키우는 목장이란다
아무한테 말하지 말고 너만 알고 있어라"
할아버지는 손자의 손을 꼭 잡고 자리를 떠나면서
훌훌 턱수염을 털어내며 말했습니다
"다는 것은 집착이 아니라
누군가를 도와 빛과 그림자로 회전하는 것이란다"
뉴질랜드는 나무들이 한국에 비해 빨리 자란다고 한다. 날이 따듯하고 강우량이 풍부할 때 가능해지는 현상이다.
사람을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는다. 해치려는 사람들을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다가가면 도망간다. 즉시 날아가는 것은 아니고 걸어서 도망간다. 사람이 정말 만만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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