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사랑이야기

드디어 마귀순 선생님을 만나다/안희환

안희환2 2010. 9. 25. 17:47

드디어 마귀순 선생님을 만나다/안희환

 

 

중학교 시절에 학생들에게 많은 사랑을 주신 마귀순 선생님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사시는 곳을 모르고 연락처도 알 수 없는 상황이기에 그리움을 글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 글을 제가 활용하는 몇 개의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블로그들 일일 조회수가 1000명을 넘는 블로그들은 자주 살피는 반면 그렇지 못한 블로그는 조금 소홀한 편인데 소홀히 여기던 블로그에 마귀순 선생님의 댓글이 달린 것을 뒤늦게 발견하였습니다.

 

블로그에 넘겨진 댓글에는 마귀순 선생님의 이메일 주소가 적혀 있었습니다. 저는 즉시로 이메일을 통해 안부를 여쭙고 제 연락처를 남겼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습니다. 아쉽지만 제가 어찌할 방법이 없는지라 마음을 비우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가 부천쪽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차를 몰고 돌아오는 중에 전화가 왔습니다. 수화기 너머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말이 들렸습니다. 마귀순 선생님이셨습니다.

 

저는 차를 도로변에 세우고 통화를 했습니다. 마귀순 선생님으로부터 현재 외국에 살고 계시다는 말을 들었고 잠시 한국에 들리셨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저는 만나고 싶다고 하였고 한 주간 지난 월요일에 만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시간은 더디게 가면서도 꾸준히 흘러 당일이 되었고 저는 드디어 마귀순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중학교 시절 저를 가르치시던 마귀순 선생님보다 훨씬 날씬해진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나 얼굴 만큼은 뚜렷이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마귀순 선생님은 제 글을 읽게 된 과정을 이야기해주셨는데 사돈이 먼저 제 글을 읽고 알려주었다고 하셨습니다. 인터넷의 위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마귀순 선생님은 1987년 학교를 그만 두시고 남편을 따라 인도에 가셨다고 하셨습니다. 5년간 그곳에 있다가 한국에 들어와서 5년간 계시고 다시 1997년에 인도에 가셔서 지금까지 그곳에 살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로 인해 전에 가르치셨던 학생들과의 연락이 끊어졌는데 다른 친구들의 근황도 알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그때 가르쳤던 학생들의 이름을 언급하시는데 아직도 그 이름들을 기억하고 계신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마귀순 선생님은 식사 중간에 나가시더니 식사비를 계산해버리셨습니다. 이러시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하는 저에게 당신은 이제 여유있게 쓸 때지만 저는 한창 아이들 때문에 돈 들어갈 일이 많은 때니 자신이 내는 게 낫다고 하셨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선생님은 제 아내를 위해 예쁜 스카프 하나를 선물해주셨습니다.

 

맡겨진 제자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 선생님의 본분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세월이 지난 후에도 제자를 끔찍이 아껴주시는 선생님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마귀순 선생님을 만나고 그 덕분에 과거의 그리웠던 시간들을 하나씩 떠올려볼 수 있었습니다. 판자촌에 살면서 힘들고 고달픈 삶을 살았지만 그래도 그리움으로 떠올릴 수 있는 요인 중 하나가 마귀순 선생님 같은 좋은 분들의 사랑입니다.

 

받은 만큼 이제는 나누어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이제 제가 그처럼 사랑을 나누어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다행히 떠오르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문제는 구체적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겠지요. 생각만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 한시라도 빨리 움직여야 겠습니다.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따듯함을 불러일으켜 주신 마귀순 선생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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