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일 없는 세상에서/ 안희환
별 보기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 눈 크게 뜨고 하늘을 올려보아도 한 밤의 별들이 어디로 이사를 간 것인지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이렇게 별 볼 일 없는 세상이 되다 보니 사람들 마음속에서 여유도 사라져가고 낭만도 빛을 잃는 것 같습니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온갖 공해를 만들어내더니 마침내 별들을 추방시키고 말았습니다.
초등학교 일학년인 작은 아들 효원이가 별을 보고 싶어 했습니다. “아빠 별 보여주세요.” 하도 많이 듣다보니 나중에는 그 소리가 듣기 싫어질 정도였습니다. 밤이 되어 하늘을 올려다보아도 영 보이지 않는 별들을 날 보고 어쩌라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를 데리고 별을 볼 수 있을 만큼 공기가 맑은 시골까지 가기도 여의치 않고 말입니다.
어느 날 효원이는 또 다시 별 보여 달라고 졸랐습니다. 문을 열고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그런데 별 하나가 외롭게 떠있었습니다. 그 별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저도 모르게 외쳤습니다. “효원아 별 떴다. 별 봐라.” 효원이는 그 별을 보더니 “아~저게 별이에요? 예쁘네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더니 하는 소리가 더 많은 별들을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어릴 적 시절이 생각납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게임도 없고 컴퓨터도 없고 인터넷도 없던 시대인지라 아이들은 길과 밭으로 뛰어 다니며 놀았습니다. 구슬치기, 자치기, 술래잡기, 오징어 이상, 십자가 이상 등 몸으로 노는 것이 다였습니다. 줄을 그어놓고 누가 빨리 달리나 달리기 시합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뛰어놀다 보면 저녁이 되었습니다. 조금씩 늘어가는 별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많은 별들이 오늘날 실종된 것을 보면서 어디에 실종신고를 해야 하나 궁금해집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썼던 시 한 편이 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밤길을 나 홀로 걸어가면서/ 하늘의 별들이 나를 따라 오지오/ 내가 없는 동안 잘 지냈냐고/ 하늘의 별들이 인사하지요. 다행히 기억이 나네요. 저런 글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 만큼 별을 많이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험들을 가지고 있으니 지금 별이 그리운 것이고요. 아이들에게 많은 별들을 보여줄 수 없는 아쉬움도 생기는 것이고요.
다음번에 아이들이 방학을 맞으면 시골이라도 한번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겨울이라 야외에 자리를 펴고 누울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별을 감상해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별을 세보라고 해서 몇 개인지 맞추는 아이에게 상이라도 줘볼까 싶습니다(^^). 자기 닮은 별 하나를 고르고 이름을 붙어주라고도 해볼까 싶습니다.
별 볼 일 없는 세상을 만들어버린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사죄를 해야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별들을 쫓아내는 물질 사용을 줄이고 투명한 하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사실 저부터도 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전기를 많이 사용합니다. 우리 집에서도 많은 공해물질을 생산해내고 있으며 토지오염이나 대기오염의 확산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혀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공해물질의 배출을 줄이는 것은 인류애의 표현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10년 혹은 20년 혹은 그 이상의 세월이 지난 후 손자들을 모아 놓고 도심에서도 수많은 별들을 셀 수 있게 하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꿈일는지요? 원래 꿈이라고 하는 게 당장 가능한 일이라면 꿈 꿀 필요도 없는 것이니 맑고 밝은 세상을 꿈꿔보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일 것 같습니다만. 꿈만 꾸고 행동하지 않는 몽상가가 아니라 꿈을 꾸면서 행동하는 비전가가 되어야 성취 가능한 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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