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의 칼럼

노자의 도덕경을 읽다가/ 안희환

안희환2 2010. 7. 31. 14:13

노자의 도덕경을 읽다가/ 안희환

 

 

노자의 도덕경은 논어나 맹자만큼 각광을 받지 못한 것 같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더 많은 인기를 누렸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규적인 공부 영역에서가 아니라 그 외의 영역에서 말입니다. 사실 도덕경을 읽다보면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애매모호하게 다가오는 부분들 말입니다. 논리적인 글을 기대하고 노자의 도덕경을 접하는 사람이라면 충격을 받을 것입니다만 일단 마음을 비우고 읽기 시작하면 마음에 와 닿는 내용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래는 도덕경 1장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말할 수 있는 것은 도가 아니다. 이름붙일 수 있는 이름은 영원한 이름이 아니다. 도는 이름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이름 없는 것은 모든 것의 근원이고 이름 있는 것은 만물의 어머니다.

 

욕심이 없으면 신비로움을 볼 수 있고 욕심이 있으면 눈에 보이는 것만 본다. 그 신비로움은 모든 이해로 향한 문이다.

 

아래는 도덕경 2장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세상 모두가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보는 것은 추함이 있기 때문이다. 착한 것을 착하다고 아는 것은 착하지 않음이 있기 때문이다. 있음과 없음은 서로를 만들어낸다. 어려움은 쉬움 속에서 태어난다. 긴 것은 짧은 것으로 인해 정해지고 높은 것은 낮은 것으로 인해 결정된다. 앞과 뒤는 서로 함께한다.

 

그래서 성인은 드러나는 이원성과 모순된 조화에 마음을 열고 산다. 성인은 노력하지 않음으로 행하고 말하지 않고 가르친다. 기르되 소유하지 않고 일하되 보답을 바라지 않으며 겨루지만 결과를 위한 것이 아니다.

 

일은 끝나면 잊힌다. 이것이 영원히 지속되는 이유이다.

 

아래는 도덕경에서 학자들 사이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평가를 받는 25장의 내용입니다.

 

하늘과 땅이 생기기 전에 형태가 없으면서 완전한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소리도 없고, 형체도 없다. 홀로 서 있으며, 변하지 않는다. 헤아릴 수 없이 무한하고 영원히 존재하니 천하의 어머니라 할 수 있다. 더 나은 이름을 알지 못하여 나는 그저 도道라 부른다.

 

이를 굳이 표현하자면 거대함이라고 하겠다. 거대하면 끝이 없고 끝이 없으면 영원히 흘러가며 영원히 흘러가면 변함없이 돌아온다. 그런 고로 도는 거대하고 하늘도 거대하고, 땅도 거대하고, 사람도 거대하다. 사람을 알기 위해 땅을 알고 땅을 알기 위해 하늘을 알며 하늘을 알기 위해 도를 알고 도를 알기 위해 자기 안의 그 거대함을 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그 책을 다 이해했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독자의 두뇌가 명석하다 하더라도 독자는 독자일 뿐 저자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겪었던 삶의 흔적들을 독자가 다 알 수 없기 때문이고 저자가 수없이 했던 사색의 과정을 독자가 똑 같이 되풀이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떤 책은 너무 난해해서 다 읽고 난 후 오히려 머릿속이 뒤엉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 이해할 수 없다 해도, 아니 거의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한 자락 가슴 깊이 부딪혀 오는 것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부분에서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책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완독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훈련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요.

 

요즘 들어 제가 속상한 것 중 하나는 이전처럼 혼자 틀어박혀 책을 읽을 여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해야 할 일들도 늘어가고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신경을 써주어야 하니 혼자 사는 것처럼 시간 할애를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도 틈틈이 시간을 쪼개어 책 속에 묻혀 사는 중인데 그 시간은 제게 휴식의 시간이요, 재충전의 시간이요, 지식을 연마하는 시간이요, 사색을 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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