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복도 때론 잘라내야 한다/ 안희환
읍참마속 [泣斬馬謖]
삼국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는
유비와 관우와 장비이다.
저마다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데
그 하나하나가 매력적이다.
사실 최중심에 있는 유비가
내게는 가장 매력없는 존재이지만...
그런데 유비와 관우와 장비 이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 있다.
삼국지를 좋아하거나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즉각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다.
바로 지혜의 화신과도 같은 존재
제갈공명이다.
유비가 그를 얻지 못했다면
그는 그야말로 아무 것도 아닌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을 것이다.
제갈공명은 대단한 전략가이다.
그의 비상한 머리에서 나오는 계획들은
적들을 우왕자왕하게 만들었고
이길 수 없는 싸움에서
유비군이 승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나 유비를 단순하게
지혜로웠던 인물로만 평가하면 오산이다.
그는 지도자로서 단호한
결단을 내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제갈공명이 무척 신임하는 부하가 있었다.
마속은 병술이 뛰어난 인재였다.
그런 마속은 제갈공명은 참모로 삼았다.
그런 마속이 선봉이 되었는데
그만 대패를 하고 말았다.
제갈공명은 눈물을 머금고
마속을 참수하고 말았다.
"지금 사방에서 권력을 다투어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만약에 군율을 무시한다면
어찌 적을 칠 수가 있겠는가?
마속을 참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서 읍참마속이라는 말이 나왔다.
한 나라의 지도자는 때로
냉혹할 만큼 결단력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아끼는 인물이고
자신을 위해 많은 것을 했더라도
국가에 어려움을 끼치는 인물이라면
그를 쳐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냥 품고가다가는 나라도 엉망이 되고
지도자 스스로도 몰락하고 만다.
사감에 얽매이지 않고
전체를 생각해서 움직일 수 있는
지도자다운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지금만이 아니라 후세에도
칭송을 받을 수 있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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