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가 지겹다고 한다면?/ 안희환

함께 살아가면서 정을 느끼기도 하지만 서로 간에 권태가 싹트기도 합니다. 이것은 부부간에 가장 잘 드러나는 모습이고 그 외의 관계에서도 얼마든지 드러날 수 있는 모습입니다. 어떻게 하면 권태를 이길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은 간단히 내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좋은 방법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각자가 점점 성장해 가는 것입니다. 늘 똑같은 모습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 권태라면 성장과 변화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임으로써 서로에게 신선함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원리는 목회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자와 성도간의 관계에는 기본적으로 정이 있습니다. 그러나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정에 권태라고 하는 것이 따라붙습니다. 성도들의 입장에서 처음에 은혜를 받으며 듣던 말씀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지루하게 들리기 시작합니다. 늘 한 소리 또 하는 것처럼 신선함이 없고 밋밋하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그런 성도들의 모습을 보면서 목회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정신 바짝 차리고 들으라고 호통을 치지만 별 효과가 없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요? 목회자의 수준이 그 전보다 떨어져서 일까요? 설교문을 작성하는 기술이 퇴보했거나 설교의 역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일까요? 그 답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목회자의 생각과 삶 속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한 사람의 생각 속에서 나오는 메시지와 사상은 한계를 지니는데 그 한계가 성도들 앞에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발전이 없이 되풀이 되는 메시지 속에서 진부함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없는 것입니다.
목회자가 나이를 많이 먹으면 박력도 줄어들고 지성도 약해지기 때문에 설교도 김이 빠진다는 말을 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실제로 연세 많으신 분들의 설교를 듣다 보면 너무 밋밋한 나머지 그 다음 번 설교에 기대감을 가지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연세 많으신 어떤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면 그렇게 신선하고 은혜로우며 깊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나이가 설교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납니다.
반복하지만 중요한 것은 목회자의 성장과 변화입니다. 끝없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목회자라면 그가 전하는 설교에 그 모습이 담기기 마련이고, 그 설교를 듣는 성도들은 늘 하던 소리 또 하는 차원이 아니라 가슴에 파고드는 신선한 설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목회와 설교를 하기 원한다면 그렇게 되기 위한 대가를 기꺼이 지불해야할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한 사람의 머리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좁고 편협합니다. 금방 그 바닥을 드러내고 맙니다. 다 드러난 바닥을 긁어봐야 나올만한 것이 없습니다. 그 빈 곳을 부단히 채우는 과정이 없다면 그 상태가 계속 이어질 것이고 성도들은 질리고 말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우리 속에서 풍성한 것들이 나오게 할 수 있겠습니까? 채워야 합니다. 채우는 만큼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깊고 넓고 크고 신선한 것들로 가득 채울 때 거기에서 나오는 것들이 성도들의 심령을 적시고 말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끊임없는 묵상과 독서는 설교를 따끈따끈하게 유지하도록 만들어주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묵상을 통하여 하나님의 지혜가 우리 속에 흘러들어올 숙가 있고 독서를 통하여 다른 이들의 통찰력이 우리 것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연세가 많은 중에도 젊을 때 이상의 능력 있고 활기찬 메시지를 전하는 목회자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바로 끊임없는 묵상과 독서라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자기 것만이 최고라는 고집을 버리고 늘 열린 자세로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이라면 그 속에서 나오는 것들이 고리타분한 옛이야기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안희환 목회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귀한 김교수님을 알게 되다/ 안희환 (0) | 2008.05.17 |
|---|---|
| 목회자들을 난도질 하는 안티(1)/ 안희환 (0) | 2008.05.14 |
| 시기심을 폭파시켜라/ 안희환 (0) | 2008.04.22 |
| 사랑의 수고가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안희환 (0) | 2008.04.19 |
| 박영진 선교사님 파송예배를 드리며/ 안희환 (0) | 2008.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