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엔 [매너 박]이 있다/ 안희환
(재신이)
우리 교회에는 [매너 박]이라는 별명을 가진 멋진 청년이 있습니다. 박재신이라는 청년입니다. 워낙 예의 바르고 다른 사람들을 잘 배려하는 재신이기에 [매너 박]이라는 별명이 붙었으냐 하면 그것은 아닙니다. 제 기억으로 그 별명은 자기가 자기에게 붙인 별명입니다. 매너있는 남자가 되고 싶었던가 봅니다. 그리고 실제로 매너있는 재신이이기도 합니다.
재신이를 처음 만난 것은 우리 교회에서 부흥회를 하고 있을 때입니다. 오락교 목사님을 모시고 부흥회를 했었는데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 재신이가 누나의 권유를 받고 교회 부흥회에 참석한 것입니다. 첫인상이 참 수수하고 착하다는 느낌이었는데 아직 군인이라 그런지 조금은 경직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때 밥을 사주면서 잠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재신이와 어머니)
제대 후에 재신이는 교회에 잘 나왔고 금방 적응해 나갔습니다. 아마 누나인 은정이의 열심있는 기도가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곧이어 재신이는 교회 차량운행도 하게 되었고 그런 봉사의 기회는 재신이의 신앙성장에도 유익했습니다. 후에 재신이 하는 말이 차량 운행 때문에 빠지고 싶은 날에도 예배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0^.
재신이의 운전을 가르쳐준 것은 저입니다. 문제는 제가 좀 난폭운전인데 재신이가 그것을 고스란히 넘겨받았다는 것입니다(운전은 정석대로 차를 모는 사람에게 배우는 것이 좋을 것 같음). 게다가 타고난 성품이 과감한 재신이는 겁이 없이 차를 몰았고 한번은 제 차를 운전하는데 제가 보는 눈앞에서 자동차(크레도스)의 옆구리를 확실하게 부숴 놓았습니다. 제가 자동차에 대해 애지중지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입니다.
(재신이와 친구들)
제가 재신이에게 가르쳐준 것은 운전만이 아닙니다. 대학에 편입시험을 보려는 재신이가 영어 때문에 끙끙대고 있을 때 한 동안 영어 공부도 도와주었습니다. 학원을 다녀본 경험이 꽤 있는 재신이는 제가(안희환) 학원의 그 어떤 선생님들보다 더 잘 가르친다고 합니다(죄송^0^. 재신이 말임). 재신이는 편입시험에 합격을 했고 영어를 가르쳐준 것에 대해 고마워하였습니다.
얼마 전에 재신이는 아프리카를 다녀왔습니다. 케냐에 몇 개월가량 머물다가 온 것입니다. 선교사님을 도우면서 영어도 공부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너무나도 외로웠기 때문에 오히려 하나님을 깊이 만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허리를 꽤 다치기도 했지만 그조차도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는 기회로 삼게 되었다고 하니 기특하기만 합니다.
캐냐에서 말레이시아로 옮긴 재신이는 저의 친구 선교사님 집에 몇 개월을 머물렀습니다. 그곳에 단기 선교를 오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기도 하면서 유익한 시간을 보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재신이는 말하는 것이 어른스러워졌고 생각하는 것도 더 깊어진 것 같습니다.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이지만 왠지 모를 넓이가 느껴지는 것입니다.
(안희환/ 재신이와 함께)
8월 18일에 재신이는 편입해서 공부하던 대학을 졸업하였습니다. 저는 그 전날 목포에 다녀온 후이고 오늘 20일과 21일에 큰 행사가 있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재신이의 졸업식에 참석해주었습니다. 그만큼 재신이를 아끼기 때문이었고 또 하나 중요한 이유는 재신이의 어머니를 하나님께 인도하고픈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가서 열심히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이제 취업을 준비하느라 마음을 많이 쓰고 있는 재신이. 늘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고 진실하게 살아가려고 애쓰며 기도하는 재신이에게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함께 하기를 소망합니다. 있으나 마나 한 사람도 아니고, 있어선 안될 사람은 더더욱 아니고,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 많은 사람을 돕고 세울 수 있는 재신이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재신아 홧팅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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