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 효빈이와 효원이 / 안희환
내게는 두 명의 아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효빈이고 하나는 효원이입니다. 효빈이는 지금 8살이고 효원이는 지금 4살인데 두 아이를 바라보면 참 많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버지도 같고 어머니도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다른 아이들이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공통점이 있다면 둘 다 아버지를 닮아서 귀엽다는 것입니다. 믿거나 말거나~~^0^
조금 상세하게 차이점을 설명하자면 일단 체격적인 차이인데 효원이는 무척 왜소한 반면에 효빈이는 덩치가 큽니다. 이번에 들어간 문성초등학교에서도 가장 덩치가 큰 녀석이 내 큰 아들 효빈이입니다. 당연히 효빈이와 효원이는 먹는 것이 다릅니다. 효원이는 조금씩 먹는 데다가 가리는 것이 많은 반면 효빈이는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잘 먹습니다. 6살 때 이미 자장면 곱빼기를 먹은 저력이 있습니다.
효원이와 효빈이는 성격적인 면에서도 많은 차이가 납니다. 효빈이는 활달합니다. 아무하고나 잘 어울립니다. 그래서 어릴 때도 누구에게나 잘 안기기 때문에 어른들에게 귀여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효원이는 조용합니다. 절대로 낯선 사람에게는 가지 않습니다. 낯선 사람만이 아니라 아주 친하지 않으면 그 누구에게도 가지 않습니다. 덕분에 효원이를 안아주는 어른들은 거의 없습니다. 어차피 효원이에게 거절당하기 때문입니다.
두 아이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데서도 큰 차이점을 드러냅니다. 자동차를 가지고 노는 것은 공통적인데 노는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효빈이는 자동차를 밀고 다니며 놀았는데 효원이는 자동차를 살피면서 놉니다. 그것도 자동차 높이만큼 눈을 낮추기 위해 몸을 거의 눕는 형태로 한 채 자동차를 뚫어지게 쳐다봅니다. 그래서인지 효원이는 자동차 이름을 줄줄 외웁니다. 4살 짜리가 엄마보다 차를 잘 압니다.
효빈이와 효원이는 체력적인 면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효빈이는 정말 왕성한 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여섯살 때부터 나를 따라서 먼 거리를 산책했는데 참 잘 걷습니다. 지금도 축구공 하나면 하루 종일 뛰어 놀 정도입니다. 그런데 효원이는 효빈이처럼 잘 걷지를 못합니다. 조금 걷다가 힘들다고 합니다. 피곤하다는 말도 씁니다. 실제로 피곤을 효빈이보다 많이 타는 형편입니다.
이렇게 언급한 것들 말고도 두 아이의 차이점은 날마다 드러납니다. 사람들은 종종 말합니다. 효빈이는 내 아내를 많이 닮았고 효원이는 나를 많이 닮았다고 말입니다. 일리가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성격적인 면에서 확실히 나와 비슷한 아이가 효원이고 내 아내와 비슷한아이가 효빈이이기 때문입니다. 또 인물 자체가 효원이보다는 효빈이가 나은데 나보다 훨씬 잘생긴 아내를 효빈이가 많이 빼박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서로가 다른 내 두 아들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참으로 소중한 보물들인데 각 보물의 특색에 따라 키워야하건만 만만치가 않습니다. 두 아이를 놓고 동시에 각기 가지고 있는 성향에 따라 적절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 잘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낳기만 하면 다 부모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는 몇몇 분들의 말씀도 생각납니다. 무엇이 제대로 하는 교육인 것인지 하나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여간 아이들을 보면서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동시에 생각나는 분들이 부모님들입니다. 그분들이 어린 나를 대하실 때 어떤 마음으로 대하셨는지, 얼마나 우리 남매들을 소중히 생각하셨는지 감이 오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되면 부모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릴 수 있다고 들었었는데 옳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중한 아이들을 값지게 여기면서 동시에 나를 값지게 여기고 키우신 부모님을 더 소중히 섬겨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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