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사랑이야기

희망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람 / 안희환

안희환2 2006. 3. 4. 12:46

희망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람 / 안희환 

   희망.jpg

  (희망. 조지 프레드릭 와츠의 작품)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은 철학적인 질문임과 동시에 아주 현실적인 질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은 우리의 삶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그의 책에서 [사랑]이라는 해답을 제시합니다. 옳은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또 한면에서 사랑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희망은 마치 어두운 공간의 한줄기 빛처럼 깜깜한 사람의 마음에 삶의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빛입니다. 빛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서 쥐가 금방 죽어버리듯 희망의 빛이 한줄기도 없는 사람의 영혼은 금방 죽어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렵고 고통스러운 삶의 환경이라 하더라도 희망을 간직할 수 있다면 그는 결코 힘없이 주저앉지는 않을 것입니다.


최근에 누군가에 대해 소개하는 글(지연웅님)을 보았습니다. 그 내용이 마음 깊이 부딪혀왔습니다. 희망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게 된 것입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 사람에게 희망이 없다 할 수 있나요? 태어 날 때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태어난 불쌍한 여자, 가족의 따뜻함 대신 냉대와 천대 속에 성장한 아기, 아홉 살 때 많은 남자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하여 망가진 아이.


열네 살 때 사생아를 출생시킨 소녀, 스무 살에 알코올 도박에 마약 중독자가 된 아가씨, 누가 이 여자에게 희망이 있다고 하겠어요? 어떤 사람이 이 지경에서 자신이 희망이 있다고 말 할 수 있겠어요? 그런데 그가 새 사람으로 바뀌어졌습니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어둔 시절을 웃음으로 이야기하며 ‘당신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이 여인이 미국 최고의 토크 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입니다. 그 녀는 20세기를 빛내는 자랑스러운 여자가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희망이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사람들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변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보아야 합니다. 당신의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희망을 볼 수 있다면, 그리고 바로 당신에게서부터 희망을 볼 수 있다면, 당신은 그 희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나라의 현실은 그야말로 한줄기 빛마저 없는 듯이 여겨지곤 합니다. 사람들의 사랑이 메말라가고, 도덕성은 밑바닥으로 추락하여 온갖 흉측한 소식들이 들려오고, 열악한 경제상황은 가뜩이나 어렵게 사는 서민들의 목을 옥죄고 있고, 지도자들은 당리당략과 기득권유지 이외에는 아무 관심도 없는 듯 보이고, 종교마저도 타락하여 영혼들을 병들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거대한 사회 구족 속에서 나라는 한 사람은 작고 작은 부속품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거대한 톱니바퀴들이 이리저리 엉키어 돌아가는데 그 속에 낀 채 부서져가는 자신의 모습같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앞을 가리기도 합니다. 이러다가는 정말 한심하고 초라한 인생살이로 생을 마감하고 말겠구나 하는 고약한 예감에 몸을 떨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어두운 터널의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출구가 가깝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차가운 바람으로 겨울을 지배하는 동장군의 폭압이 길어질수록 싹 나는 봄이 근접해왔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깝기에 다시 활동할 준비를 하는 것처럼 기지개 펴며 일어나 힘차게 걸어갈 내일이라는 희망이 우리에게 여전히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희망의 사람이 필요합니다. “다 틀렸어, 다 끝났어” 라고 말하는 시점에 “아니야. 이제부터 시작이야. 다시 새로워질 수 있어”라고 소리치며 이 나라에 긍정적인 가치와 적극적인 삶의 자세를 심어주고 확산시키는 희망의 바이러스들이 필요한 것입니다. 어느 시대라고 어려운 때가 없었겠습니까? 그런 시대는 낙담하고 주저앉은 사람들이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낑낑대며 일어나 삶에 최선을 다한 사람들에 의해 극복된 것입니다.


세상이 어둡다고 불평만하고 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주위가 너무 깜깜하다고 자포자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흑암의 상황이기에 더욱 빛으로 살아야할 소명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희망의 사람이 바로 그와 같은 사람입니다. 아직 나는 기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내 가족은 회생할 수 있는 시간이 있습니다. 아직 이 나라는 찬란하게 번영할 많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희망을 가진 사람을 무너뜨릴 수 없는 존재는 더 이상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니다(안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