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사랑이야기

낮엔 기사, 밤에 급식 배달, 목표는 따로??? / 안희환

안희환2 2005. 11. 28. 01:23

낮엔 기사, 밤에 급식 배달, 목표는 따로??? / 안희환 

 

 

 

꿈이라고 하는 것은 현실 속에서 쉽게 이룰 수 있는 것만을 꾸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당장의 현실은 어둡고 아담하지만 그런 현실 속에서 무지개를 바라볼 수 있는 것이 꿈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꿈이 있는 사람은 고통에 간단히 무너지지 않으며 설혹 넘어진다 하더라도 다시 일어나 달음질할 수 있는 것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지금도 가슴에 꿈 하나를 간직한 채 열심히 땀을 흘리며 달음질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분명히 피곤하고 지치는 상황임에도 그런 현실에 발목 잡히지 않고 미래를 향해 뛰어가는 사람들 말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면 감동이 되고 용기가 생기며 나 또한 더 힘차게 살아야겠다는 결단을 하게 됩니다.


이제 소개하려고 하는 민재홍씨는 참 어려운 시간들을 보낸 사람입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쓰레기차 운전을 비롯한 다양한 직업을 거치며 살아왔습니다. 다행히 아내가 피아노를 공부한 후 피아노 교습소를 차렸기에 도움이 되었지만 그것도 큰 보탬이 되는 것은 않았습니다. 교습소에 나오는 아이들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민재홍씨에게는 꿈이 있었습니다. 비록 고등학교 졸업장이 학력의 모든 것이었지만 공부를 계속해서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하는 그런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고 시작한 것이 방송통신대학이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틈나는 대로 공부하는 늦깎이 대학생의 열심은 뜨겁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학사증을 얻은 민재홍씨는 꿈을 위한 발판을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 명지대학교 대학원에 진학을 하였습니다. 평소 관심을 갖고 있었고 일하길 원했던 사회복지를 정공으로 택했습니다. 마침 중소기업 사장님의 운전수로 일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사장님은 뒤늦게 공부하는 민재홍씨에게 쓸데없는 일을 한다며 구박하지 않고 오히려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학비를 모아 둔 상태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학비대출로 인한 빚이 쌓여간 것입니다. 그것 때문에 아내와 트러블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일단 시작한 걸음이기에 난관들을 하나씩 극복하면서 공부를 하였고 마침내 영광의 석사모를 쓸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회복지에 뛰어들기를 원하는 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회복지와 관련된 일에 전념하지는 못하는 상황입니다. 대출금을 갚아야 하며, 생활도 해야겠고, 대학생들인 두 아이(동영 동성)이의 학비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민재홍씨는 할 일을 하나 더 찾아내었습니다. 새벽 2시에서 6시 까지 학교 급식을 배달해주는 일이었습니다.


낮에는 기사로 일을 하고 밤에는 급식 배달을 하면서 공부하느라 들어간 비용을 조금이라도 갚아나가려 하는데 급식 배달로 인해 80만 원가량의 수입이 더 생기기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다행인 것은 낮에 사장님을 모시고 다닐 때 외에는 개인 시간이 있기에 쉴 수가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에는 민재홍씨가 한 가지 일로 인해서 무척 기뻐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회복지와 관련된 일을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옹달샘이라는 복지 단체에서 일주간에 이틀간 밤을 세우며 노숙자들을 뒷바라지 하는 일입니다. 먼저 하던 급식 일을 아직 내려놓지 못한 상태이기에 일거리나 셋이나 되었지만, 그래서 더 피곤하지만, 마음만은 기쁘다고 합니다. 비로소 꿈꾸던 일의 일보를 내디뎠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방학을 하면 어차피 급식 배달하는 일을 그만 두어야 하기도 하지만 개학을 해도 급식 배달은 계속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 가지 일을 다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하던 일은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책임감에 급식 배달하는 것을 계속하고 있을 뿐입니다. 보수는 옹달샘 일이 급식 배달 일에 비해 절반가량 밖에 안되지만 그래도 보람 있는 일이 아니냐며 방긋 웃는 그 모습에서 멋진 꿈을 봅니다.


하고 많은 일들 중에 사회복지를 통해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이 환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되리라고 기대해봅니다. 이렇게 열심히 꿈을 향해 달리는 사람들이 있기에 이 나라는 소망이 있습니다.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나누다가 생애를 마치고 싶다는 민재홍씨에게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