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모스크와 이슬람 여성 / 안희환 | |||||||||
말레이시아 기행(1) | |||||||||
이슬람 지역에 방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고 그 기대는 상당 부분 채워지고 있다.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이고 그러다 보니 곳곳에서 모스크(이슬람 사원)을 볼 수가 있었다. 상당히 아름다운 건축양식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형태이기에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안에 들어갈 볼 생각을 하고 있었던 나는 모스크의 관리자에게 부탁을 하기도 했었다. 한국 관광객이라고 소개를 하면서 한껏 미소도 짓고 말이다. 그러나 일언지하에 거절을 당하고 말았다. 내심 서운한 마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들 입장에서 보면 나는 그냥 단순한 이방인일 뿐이고 모스크는 그들의 성소일 것이니까. 아쉬움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내게 모스크 외부의 나무 그늘에 앉아있는 아리따운 아가씨들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뚜둥(차도르-얼굴을 가리우는 천)을 걸치고 있었는데 늘 얼굴을 드러내놓고 다니는 한국 여성들만 보던 내게 그 모습은 매우 인상적으로 보였다. 한국에서도 가끔 그처럼 차도르를 걸친 여성을 보기는 했지만 이슬람 국가에서 보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었다. 나는 용기를 내어서 친구의 아내에게 부탁을 하였다. 같이 사진을 찍자고 말해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그 동안 내가 배운 상식으로는 오케이 사인을 얻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에 거의 마음을 접은 상태로의 부탁이었다. 그러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슬람의 아가씨들이 기꺼이 사진을 찍겠다고 응한 것이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사진을 찍고 가려는데 저쪽에서 누군가가 나를 째려보고 있는 듯이 여겨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인상이 험악한 한 남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내가 아리따운 이슬람 여성과 사진 찍는 것을 보았기에 화가 난 모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를 굴린 나는 활짝 웃으며 그 사람에게 같이 사진을 찍자고 말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굳은 얼굴을 펴면서 다가왔다. ^0^ 그와 함께 사진을 찍은 후 천천히 모스크 주변을 구경하였는데 넓은 잔디 구장이 인상적으로 펼쳐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만 많이 있다면 함께 팀을 이루어 시합을 해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으로 펼쳐진 운동장이었다. 얼마 전 동기들과 함께 모였을 때 운동장을 돈 빌리고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잔디 구장은 비싸기에 그 옆에 있는 운동장을 빌렸었다. 그런데 여기는 잔디 구장이 그냥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축구를 탁월하게 잘 하는 나로선(종종 자살골도 잘 넣는다. 그러면 상대편이 얼마나 기뻐하는지 모른다) 큰 아쉬움이 있지만 인원이 충분하지 않아서 눈물을 머금고 발걸음을 옮겼다. 혹시 다음에 오게 될 경우에는 한 팀 정도는 구성할 수 있는 인원을 모아서 단체로 와야 할 모양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도 지원하시라.
________
조은뉴스에 올린 글 |
http://www.e-goodnews.co.kr/sub_read.html?uid=33262§ion=section5
'안희환여행의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충렬사와 위병교대식/안희환 (0) | 2006.11.15 |
---|---|
사진 찍다가 걸릴까 두려워서/안희환 (0) | 2006.11.14 |
대만의 건물들은 낡고 초라했다/안희환 (0) | 2006.11.13 |
중국계 말레이시아인들은 다르다 / 안희환 (0) | 2005.11.04 |
경찰에게 사비로 월급 주는 왕 / 안희환 (0) | 2005.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