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회장에게 박수를 / 안희환
(이제 굴욕적인 교류에서 벗어나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용맹함이 많은 국민들의 속을 후련하게 만들고 있다. 결코 감정적인 측면으로 대응해선 안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쌓인 감정의 암금이 얼마나 컸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게 하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남한은 북한을 향해 늘 저자세를 보여왔다. 쌀을 갔다 주고 비료를 퍼주고 소떼를 넘겨주고 돈을 안겨주었으면서도 북한에서 큰 소리 한번 치면 몸을 사리곤 했던 것이다. 통일이 중요하고 북한과의 교류가 중요하지만 정말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북한의 비위를 맞추었다기 보다 자신들의 실적을 위해 굽신거렸다고 볼 수 있는 일이 한두번이었는가?
이런 상황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윤구 부회장을 복귀시키라는 북한의 요청을 정면으로 거부하였으니 많은 국민들의 박수 갈채를 받는 것이다. 더구나 현정은 회장이 북한의 집요한 요구에 한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서 강수를 두었기 때문에 그 인상은 더욱 강렬한 것이다.
사실 북한의 요구는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다. 김윤규 부회장에 대한 인사권은 북한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대그룹이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태도는 다시 말해서 남의 집 일에 끼어들어서 감놔라 대추 놔라 하면서 간섭하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툭하면 교류를 중단한다고 하는 엄포를 놓는 것도 우습고 말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또 다시 옛 버릇을 들어내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홈페이지 입장 발표와 관련해 상당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그러면서 백두산 관광권은 현 회장 개인이 아니라 현대에 준 것이라고 지적하였다는 것이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킬 수도 있음을 내비치면서...
어린아이가 땡깡을 부리는 것도 아닌데 이런 북한의 행동은 어처구니가 없다. 북한측의 말대로 백두산 관광권이 현정은 회장 개인에게 준 것이 아니고 현대에 준 것이듯, 동일한 잣대가 김윤규 부회장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김윤규 부회장에게 전권을 다 주었는데 그가 빠져서 더 이상 진척시킬 수 없는 것처럼.
어쩌면 이번 일로 인해서 현대 아산은 큰 피해를 볼지도 모른다. 북한의 억지 행동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그 동안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향하여 당당하게 제 목소리를 낸 현정은 회장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도 굴욕외교를 벗어나는 기회를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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