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회단상

돈 좀 많았으면 좋겠다/ 안희환목사(예수비전교회, 기독교싱크탱크대표)

안희환2 2018. 9. 10. 18:28

돈 좀 많았으면 좋겠다/ 안희환목사(예수비전교회, 기독교싱크탱크대표)

 

목사가 이런 이야기 한다고 비웃거나 욕하지는 말아주세요. 제 진심인데 돈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써야할 곳이 많고 쓰고 싶은 데도 많으니까요. 혹시 돈 많으신 분 있으면 저에게 기부하시면 절대로 거절하지 않겠습니다(설마 이런 글로 비판하진 않으시겠지요?) 아래는 제가 최근 2-3주 동안 쓴 돈입니다.

 

지난 목요일 국제동성애대책위원회 모임이 제가 섬기는 예수비전교회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미국, 가나, 르완다, 인도, 필리핀 등 세계 각 지역에서 40여명이 참석하였습니다. 그들 식사를 제가 대접했는데 46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군대에서 제대한 아이가 하나 있기에 5만원을 주며 맛있는 것 사먹으라고 했는데 그 후에 또 제대한 애들이 있었습니다. 일일이 돈을 줄 수 없어서 다들 데리고 애슐리에 가서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유흥동 목사님이 청년회 적립금을 보태줘서 8만 원 정도밖에 안 들었습니다.

 

열심히 사역하는 사역자가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에 여러모로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고마움을 표시해야겠다고 생각이 되어 30만 원을 보내주었습니다. 그러지 말라고 제게 이야기했지만 저는 마음에 감동이 되면 해야 속이 편합니다.

 

우리 교회에 다니다가 사정상 다른 교회로 청년이 결혼한다고 찾아왔습니다. 우리 교회에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인생의 경사를 맞이했는데 그냥 모른 척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많이는 못하고 10만원을 부조했습니다.

 

안식년을 맞아 한국에 와 있다가 다시 선교지로 나간 선교사님이 있습니다. 열악한 지역에서 고군분투하며 사역을 하는데 다시 아이들과 함께 돌아간다니 마음이 짠했습니다. 30만원을 후원했습니다.

 

청년들과 학생들 36명이 주일 오후 예배 후 축구하러 서울신대로 갔습니다. 밥값을 다라도 주고 싶지만 그럴 여건이 안 되어 10만원만 보태주었습니다. 겨우 그것 보태줬는데도 아이들이 고맙다고 인사를 하네요. 다음에는 더 해줘야겠습니다.

 

대한시문학회 임원회의가 예수비전교회에서 열렸습니다. 점심 식사를 제가 대접하였는데 16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사실 이런 모임을 가지면 식사만 대접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에 가서 커피도 삽니다만 이번에는 주머니 사정 때문에 식사로 끝내고 말았습니다.

 

오랜 세월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해 헌신한 분이 계십니다. 이번에 중요한 날을 맞으셨는데 정말 좋은 것을 선물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만 하다가 결국 제대로 된 선물을 하지 못했습니다. 부인되신 권사님과 바람이라도 쐬시고 맛있는 것이라도 사드리라고 50만 원을 드렸습니다.

 

이렇게 사용한 비용에는 매주 최선을 다해서 드리는 선교헌금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매달 지출되는 비용이 꽤 큽니다. 그리고 이렇게 가치 있는 곳에 돈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고 감사합니다. 아내에게도 말했습니다. “참 감사하지 않아?”

 

99일은 아내 생일입니다. 그날 정갑순 권사님이 우리 부부를 좋은 식당에 초청해주셔서 맛있는 것을 사주셨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해준 것이 없어서 다음 날 용돈이라도 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됐다고 받지 않습니다. 돈도 없으면서 주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돈이 굳었습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