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쩍 마른데다 얼굴은 창백하고 못생겼던 처녀가
1558년 1월 15일, 비쩍 마른데다 얼굴은 창백하고, 붉은 빛이 감도는 금발을 가진 스물다섯 살의 처녀가 웨스트민스터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모든 영국인들은 그녀가 과연 유럽에서도 가장 가난하고 어려운 영국을 건져낼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며 불안해했습니다. 이 처녀는 다름 아닌 엘리자베스였습니다.
그녀의 약점은 볼품없는 외모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 <앤 볼린>은 본래 시녀였습니다.
그녀의 아버지 <헨리 8세>는 첫 부인인 <캐서린>에게서 <메리>를 낳은 후 이혼했고, 앤 볼린을 아내로 삼았습니다. 그 사이에서 태어난 엘리자베스는 태어날 때부터 시녀의 딸이라고 천대받았습니다.
그녀의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겨우 네 살이 될 무렵 어머니 앤 볼린은 간통죄로 처형되었고, 그 때부터 엘리자베스는 사생아 취급을 받으며 어두운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습니다.
뛰어난 외모도, 멋진 환경도 가지지 못한 불행한 처녀가 왕위계승자로 등장했을 때, 영국인들이 못미더워 한 것은 당연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염려는 기우였습니다. 45년에 걸친 그녀의 치세가 끝났을 때, 영국은 유럽 최강의 나라로서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될 초석이 탄탄하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그녀는 어떻게 위대한 왕이 될 수 있었을까요?
이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열세 살이었을 때 그녀는 자신의 초상화를 이복 언니인 메리에게 보냈습니다. 초상화에 동봉된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얼굴을 보여주는 것은 창피하지만, 마음을 보여주는 것은 결코 창피하지 않습니다.
이 우아한 그림은 세월이 가면 색깔이 바래고 낡아지고 더러워지겠지만,
그 마음만큼은 아무리 빠른 세월이라 해도 따라잡을 수 없고,
아무리 빠른 발이라 해도 밟을 수 없을 것입니다.>
비록 불우한 환경에 놓여 있었고,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던 열세 살 소녀에 불과했지만, 좌절하기는커녕
<마음만은 따라잡을 수 없고, 밟을 수 없다>는 놀라운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외모보다 마음, 환경보다 마음이 더 소중함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비록 얻지는 못했지만, 마음을 어떻게 가지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는 것을 알고 있었던 그녀는 역사에 길이 남는 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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