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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로 벼랑으로 떨어져 죽는 희한한 동물

안희환2 2015. 7. 23. 21:06

단체로 벼랑으로 떨어져 죽는 희한한 동물

 

아프리카에는 산양의 일종인 스프링벅(springbuck)이라는 동물이 있다. 이 동물은 뛰어난 번식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동물들 중에 그리 많은 영역을 차지하지 못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처음에는 엄청난 번식력으로 인하여 스프링벅들은 커다란 군집을 이룬다. 엄청난 숫자가 몰려다니며 아프리카 초원의 풀들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처음에 그들이 무리를 짓게 된 목적은 포식자들 즉, 사자나 하이에나 같은 육식동물의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였을 것이다. 그러나 점점 모여드는 숫자가 많아질수록 그들의 처음 목적은 퇴색되고, 오직 풀을 뜯어먹기에만 전념한다.

그러다 너무나 많은 숫자로 인하여 먹을 풀이 고갈되면 자기들끼리 서로 뿔을 들이밀기 시작한다. 행렬의 뒤에서부터 시작된 그러한 행동들은 마침내 앞에 있는 스프링벅들을 앞으로 내몰기 시작하고, 그들은 점점 빠른 속도로 앞을 향하여 달리기 시작한다. 결국 선두를 좇아 모든 무리가 무조건 앞을 향해 달리는 것이다.

그러다가 더이상 갈 곳이 없는 선두는 결국 벼랑끝으로 몰리게 되고, 달려오던 속력으로 인해 멈추지도 못하고 벼랑밑으로 떨어져 죽는다. 뒤를 이어 무조건 선두를 따르던 무리들도 결국 전부 몰살한다. 스프링벅은 이러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개체수를 조절하는 것이다.

 

원래의 목적을 망각하면 누구라도 희한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