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선물을 안 받겠다고 했다/ 안희환(기독교싱크탱크 대표, 예수비전교회담임목사)
설날을 앞두고 아내가 제안을 했다. “우리 이제부터 명절에 선물 받지 말아요.”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을 했다. 주일 오전예배 때 아예 광고를 했다. “올해부터 명절 선물을 받지 않겠습니다. 대신 저에게 줄 선물비용으로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거나 밥을 사주십시오.” 권사님 한 분이 봉투를 주시는데 아까 광고하지 않았냐고 했다. 봉투를 받지 않았다.
물론 곤란한 경우도 있었다. 집으로 배달된 선물이 그것이다. 아내가 전화를 해서 올해부터 선물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했더니 광고를 하기 전에 먼저 보낸 것이니 하는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돌려보내면 그것도 시험거리가 될 수 있어서 더 이상 뭐라고 하지 않았다.
명절 선물을 받지 않기로 한 이유들이 있다. 첫째로 명절 선물이 아니어도 받을 일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 성도들뿐만이 아니라 외부 사람들로부터도 선물을 자주 받는다. 그런데 명절에까지 선물을 받을 필요가 뭐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둘째로 명절에 들어오는 선물들 중에 배, 사과 등의 과일이나 고기 선물세트, 그리고 생선 선물세트 등이 많은데 우리 가족이 다 먹을 수가 없다. 양이 많아서 나눠주곤 했었는데 아내 말에 의하면 나눠주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한다. 누군 주고 누군 안 줄 수도 없다는 것이다.
셋째로 명절에는 선물 값이 평상시보다 많이 비싸다. 사람들이 명절이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긴 하지만 솔직히 아까운 게 사실이다. 그렇게 정도 이상의 돈을 지불해서 선물을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넷째로 광고 중에도 말을 했지만 명절이 되어도 선물을 받지 못하고 식사대접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관심 갖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 사람에게 넘치도록 집중되는 것보다 어려운 이들에게 나눠지는 것이 활씬 낫지 않은가?
이번에는 내가 광고를 하기 전에 먼저 보내온 것들을 받았지만 다음에는 그런 일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지금도 넉넉하게 먹고 사는데 더 많은 것들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서 아쉬울 것은 없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성도들이 이웃과 나누는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면 큰 유익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명절에 선물 받는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평소에 사랑하고 존경하던 분에게 명절을 맞아 감사 표시를 하는 것은 아름다운 미풍양식이기 때문이다. 과도하지 않다면 그런 과정을 통해 서로의 정과 신뢰가 돈독해질 수도 있지 않은가? 내 경우는 극히 개인적인 것이기에 보편화 될 성질의 것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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