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회단상

4000만원이 넘는 시계를 받았다/ 안희환

안희환2 2012. 9. 26. 12:43

4000만원이 넘는 시계를 받았다/ 안희환

 

 

최현석 선교사님을 처음 만난 것은 원어를 공부할 때이다. 독일어, 라틴어, 히브리어, 희랍어를 공부하는 아람연구원에서 만난 것이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참 귀한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서로 마음이 잘 맞아 친한 사이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형제처럼 지낸다. 제가 전화를 하면 형님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친근할 수가 없다.

최선교사님의 아버지이신 최용순 선교사님은 가나 선교사님이시다. 몇 차례 만나 뵈었는데 인품이 훌륭하시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뜨거운 분이심을 알 수 있었다. 일생을 선교사님으로 헌신하시는 최용순 선교사님을 뵈면서 저렇게 일생을 살다가 하나님 앞에 가면 참 복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최현석 선교사님 역시 가나 선교사님이다. 교회를 개척했는데 많은 성장을 하였다.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다른 교회들을 세우기 시작했으며 결국 가나 현지 교회 셋과 한인 교회 하나를 세우게 되었다. 각각의 교회들이 탄탄하게 성장하였다. 놀라운 점은 그렇게 성장한 교회들에 각각의 사역자들을 세우고 그들에게 권한을 위임한다는 것이다. 자기 욕심이 없기에 가능한 모습이다.

최선교사님의 또 다른 특징은 사업 수완에 있다. 동생과 함께 일으킨 나나텔은 가나의 굵직한 통신회사이다. 그 외에도 무역회사, 유통회사, 식품 회사를 차렸고 상당한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묘한 것은 기업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큰일들을 많이 해내면서 정작 자신을 위해서는 돈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최현석 선교사님은 조만간 미국으로 가게 된다. 하바드 대학교의 아프리카학 교수로부터 자신 밑에서 박사과정을 하라고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서 자랐고 선교사로 사역을 했고 더구나 기업까지 운영했던 최선교사님이 제대로 공부까지 마치게 된다면 진정한 아프리카 통으로 귀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 예수비전교회에 와서 설교를 하였다. 설교하는 중에 나를 생각하면서 울었다고 했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조금씩만 챙겨놨더라면 이럴 때 1, 2억이라도 봉투에 담아 주었을 텐데 그러지를 않은 것이 후회된다고 했다. 앞으로는 다른 일들을 대비해서라도 어느 정도의 자금은 확보해 놓아야겠다고 했다.

그 다음 순간이었다.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빼서 채수철 장로님에게 전달해주었다. 선물로 받은 시계인데 순금으로 된 것이며 다이아가 여러 개 박혀있는 시계라고 했다. 그것을 팔아서 내 병원비로 사용하라고 했다. 새로 살 경우 4만 불짜리인데 한정판이기 때문에 살 때 시가보다 더 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그 마음이 참 고마웠다.

최현석 선교사님의 설교가 끝난 후 예배를 마무리하기 위해서 올라갔는데 그 동안 쌓였던 감정들이 터져나오고 말았다. 아내의 울음과 부모님의 눈물, 사랑하는 성도들의 애끓는 사랑과 뜨겁게 기도해주는 수많은 사람들, 그 모든 것들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이 최선교사님의 메시지로 인해 폭발하고 만 것이다. 강단 위에서 흐느껴 운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아내 말로는 결혼 후 그런 내 모습을 처음 보았다고 한다. 그 모습에 성도들도 따라 울었다.

예배를 다 마치고 뒤로 가서 성도들과 인사를 나누어야 하는데 강단에서 운 것이 창피해서 인사하기가 민망했다. 울었던 흔적들이 뚜렷한 성도들과 역시 울음으로 눈이 충열된 담임목사의 어색한 인사가 이어진 후 혼자가 되었을 때에야 어색함을 면할 수 있었다. 육신의 질병을 통해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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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살만한 곳은 없네요. 순금값만 수백만원 쳐준다고 하는 곳들은 있고요. 그렇게 될 경우 주인에게 돌려주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