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청소년 문제

친구 야구방망이 살해 암매장 10代 9명, 7명이 전과자… 여자 1명은 임신 3개월

안희환2 2012. 4. 20. 17:19

친구 야구방망이 살해 암매장 10代 9명, 7명이 전과자… 여자 1명은 임신 3개월

  • 고양=권상은 기자

  • 김효인 기자

  • 입력 : 2012.04.20 03:06

    지난 5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또래 친구를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해 숨지자 암매장한 10대들은 전형적인 비행 청소년이었다. 검거된 가해자 9명의 나이는 17~19세로 어렸지만 7명이 전과를 갖고 있었다. 소년범 출신도 있었고, 학교를 중퇴하고 가출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여자 가운데 한 명은 임신 3개월이었고, 한 명은 출산한 지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경기도 일산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백모(18)양과 가해자(남자 5명, 여자 4명)들은 무리지어 어울린 친구였다. 이들은 학교 동창 등 서로 알음알음으로 연결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신분인 3명은 일반학교의 퇴학자 등을 수용하는 2년제 각종학교에 재학하고 있지만, 학교에는 잘 나오지 않았다. 희생된 백양도 지난달 말에 집을 나왔으며, 2010년과 2011년에 가출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가해자 9명 중에는 남매도 두 쌍이 끼어 있었다. 주범인 구모(18)군과 누나(19)는 홀어머니와 5남매가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구양은 미혼모로 지난 2월 말에 출산했다. 또 다른 남매는 범행 이후 집에 돌아갔다가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수했다.

    이들은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다세대 주택 반지하 이모(18)양의 자취방을 아지트로 삼았다. 이웃들은 "밤마다 남녀가 뒤섞여 집안에 들어가 술을 마시고, 밖에 모여앉아 노래를 부르고 떠드는 것을 자주 봤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사소한 시비에서 시작된 이들의 폭행은 무자비했다. 백양을 앞에 두고 "내가 (남자친구를) 좋아하는데 왜 끼어드느냐", "왜 '뒷담화'를 하고 다니느냐"며 추궁하다 몰매를 때렸다. 손발로 때리고 야구방망이로 3~4차례 머리를 치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발굴한 사체의 온몸엔 피멍이 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