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5대 초반이고, 제 외아들은 10살(지금은 2학년)입니다.
작년말부터 제 아내랑 아들의 성격에 대해서 자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저는 늦둥이 아버지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아들이랑 최선을 다해 놀아주고 공부를 인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방학 중엔 최대한의 시간을 같이 보내고자 했습니다.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저랑 늘 반말을 해왔습니다 - 남들에겐 보통 무척 버릇이 없게 보였을 겁니다. 저는 아빠로서의 권위를 포기하고 사실 아들을 남자친구처럼 대하고 싶었습니다. 아들은 여자 친구는 몇 있는데, 남자친구는 거의 없어 저를 친구처럼 대하길 제 마음속으론 원하기도 했습니다. 아들 주위에 남자들이 별로 없는 것은, 제 추측으론 나이에 비해 키는 크고 얼굴은 잘 생긴 편에 속하지만 워낙 힘은 없고 목소리는 여성답고 성격은 소심하고 민감하고 순해빠지고, 이 때문에 남자들과의 관계가 쉽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공부를 잘 하지 못하면, 왕따의 표본이 될 정도입니다. 제 아들이 그나마 여지친구들이라도 만나게 된 것은 제 노력(여자친구오면 제가 같이 놀아주고 제가 친히 여자친구를 전화로 부르고 또한 집의 문을 개방하려는 노력)도 포함되어 있읍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순해빠진 아들이 올초부터 집에서 전에 안 했던 욕을 해오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아내에겐 아니고, 저에게 장난기로 욕을 해오고 있다는 겁니다. 욕이란 흔하게 듣는 보통 욕입니다. 예컨대 아이씨, 병신, 꺼져라, 죽을래, 18 등입니다. 가끔은 이 욕들을 큰소리로 합니다. 아들은 이 욕들을 주로 저를 향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무슨 이야기나 장난이나 놀이나 운동을 할 때, 다른 반친구들이나 아이들을 언급하면서, 기호나 숫자18나 글자 띄어쓰기\\\\\\\'를 사용하여 최대한 듣기 싫지 않게 장난끼로 하루에 두 서번씩 욕을 사용한다는 겁니다. 정말 가끔은 아빠 꺼져, 하는 식으로 저를 향해서 욕을 합니다. 너무 재미있어합니다. 저는 아들의 성격이 너무 여성적이라 전 이 욕들의 사용을 금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며 다른 급우들이 제 아들에게 사용한 욕 때문에 제 아들의 마음이 억눌려 있었는데, 제 아들이 차마 급우들에겐 욕을 되돌려주지 못 하고 만만한 저에게 해오고 있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러나 아들의 말들을 들어보면, 급우들이 여성스럽다고 비아냥거리긴 햇지만 아들에게 욕설은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하튼 욕이 재미있던지, 아니면 급우들로부터 욕을 들은 기억 때문에 스트레스를 제게 해소하는지, 아니면 양자의 결합 때문인지 아들은 오늘도 제게 장난기 석인 욕을 너무나 재미있게 했습니다.
제 아내가 아들의 장난기를 아빠가 통제하길 오래전부터 말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크면, 당신에게 함부로 무시하고 심지어 때릴 수도 있어. 계속 아들의 욕을 방치하는 것은 남자로서의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아니라 무례하고 이기적인 인간으로 키우는 것이 돼!"
저 왈, "지금 한창 욕을 하고 싶을 때이고, 나한테라도 저런 방식으로 욕을 하지 않으면 누구한테 욕을 해? 어떻게 욕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어? 단지 나는 아들 스스로가 욕이 재미없거나 자신한테가 손해라는 걸 깨달아서 욕을 더 이상 하지 않을 때까지 기다리고 싶어. 나는 아들이 지금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들은 그냥 심심해서 내게 욕을 사용하는 것뿐이야."
아내 왈, "그래도 나는 지금 아들의 행동이 예의바르고 남을 배려하는 말씨를 사용하길 원해."
결국 아들 문제로 오늘 늦은 밤에 아내랑 티격했습니다. 전 현실주의자이면서 이 점에선 아들을 믿고 있고, 아내는 이상주의자이면서 이 점에선(다른 점들은 항상 믿지만) 아들을 믿지 않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들의 삶입니다. 맞는 방법을 선택하고 싶은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합니까?
(추가) 작년 12월에 아들과 독후감 토론 책으로 "서머힐"을 선택했습니다. 같이 토론도 했습니다. 이 책의 요지는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인격과 자율성을 믿고 그들을 가능하면 친구처럼 대우하라는 것입니다. 전 제가 지지한 서울시 곽 교육감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전 아들에게 말하길, "이 책의 내용은 이상적이기 때문에, 아마도 우리나라 문화와 상황엔 맞지 않을 것이다. 잔머리꾼들, 즉 이기적 인간들은 오히려 믿음을 갖는 선생님들을 역이용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사태는 악화될 수 있다." - 혹시 제 아들이 지금 이 잔머리꾼이 아닐까요? 자율을 가장해서 아빠를 제 마음대로 조종하는 잔머리꾼이 아닐까요? 혹시 만일 잔머리꾼이라면, 그래도 전 믿음을 유지해야 할까요? 아니면 제 아내의 말처럼 들기 싫지만 그래도 아들의 미래를 위해서 강압적이라도 매라도 들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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