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넌, 난, 우린 변해버렸어/ 안희환

안희환2 2012. 3. 16. 19:53

, , 우린 변해버렸어/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337)

 

 

넌 변해버렸어.

맑은 물을 잃어버린 강처럼

흐르되 투명하지 않은 미소로

날 흘려버리려 하고 있어.

있는 향기 그대로

아름다웠던 넌 꾸민 냄새로

날 현혹하려 하고 있어.

난 변해버렸어.

받는 미움마저 그리움으로

승화시키던 열기를, 강에 담가

지지직 소리를 내며 식힌 후,

네 변한 모습을 질책하고 있어.

차가워진 마음을 속이려

높아진 목소리가 어설퍼.

우린 변해버렸어.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했기에 우린

번개를 맞은 나무처럼 갈라져

다른 하늘을 보게 됐을까?

그 하늘이 실상 하나임을 알면서

모른 척 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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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부안댐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