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난, 우린 변해버렸어/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337)
넌 변해버렸어.
맑은 물을 잃어버린 강처럼
흐르되 투명하지 않은 미소로
날 흘려버리려 하고 있어.
있는 향기 그대로
아름다웠던 넌 꾸민 냄새로
날 현혹하려 하고 있어.
.
난 변해버렸어.
받는 미움마저 그리움으로
승화시키던 열기를, 강에 담가
지지직 소리를 내며 식힌 후,
네 변한 모습을 질책하고 있어.
차가워진 마음을 속이려
높아진 목소리가 어설퍼.
.
우린 변해버렸어.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했기에 우린
번개를 맞은 나무처럼 갈라져
다른 하늘을 보게 됐을까?
그 하늘이 실상 하나임을 알면서
모른 척 하고 있는 것일까?
________
사진/ 부안댐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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