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자작시

네 표정들을 삼킨다/ 안희환

안희환2 2012. 3. 14. 12:55

네 표정들을 삼킨다/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335)

 

 

찡그린 얼굴 따라

실룩거리는 볼의 윤곽.

어릴 때부터 보아온

낯익은 표정 하나 하나

목말라 물을 들이키듯

표정들을 삼킨다.

넌 어쩜 변함도 없이

어린 날의 얼굴 형태를

간직할 수 있었는가?

난 거울 속의 낯선 얼굴이

내 것이라 여기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었는데.

어른 하나와 아이 하나

아저씨 하나와 소녀 하나.

나란히 걷기 버거운

부조화의 짐을 너와

나눠질 수 있을까?

눈초리들의 잔치 앞에서.

떠나보내야 한다면

떠나보내야겠지 라며

자신을 설득하려다 보니

낯익은 표정 하나 하나

그것마저 넘겨줘야 할까봐

네 표정들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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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북 신재생에너지 테마 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