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회단상

기독교는 세금을 싫어한다고?/ 안희환

안희환2 2012. 3. 16. 14:50

기독교는 세금을 싫어한다고?/ 안희환

 

 

인터넷의 큰 문제 중 하나는 왜곡된 정보가 너무 많다고 하는 것이다. 특별히 교회와 관련하여 안티기독교인들의 정보 왜곡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번 글에서는 그런 왜곡 중 한 가지인 세금 문제를 생각해보려고 한다. 안티기독교인들이 주장하는 요점은 단순하다. 교회가 자신의 의무인 납세는 하지 않으면서 혜택만 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다음 아고라에는 기독교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가기도 했다. 필명 [뒷골목 인터넷세상]사업자로 변해버린 기독교 이젠 세금을 부과할 때라는 제목으로 청원을 올린 것이다.

[종교의 탈을 쓴 채 황금만능에 빠져 사회에 혼란을 야기시키고 사회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기독교라면, 일부 공익적 역할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교회를 공공부문이라 확대해석할 필요도 이유도 없기 때문에 더 이상 국가의 세금을 면제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땅 사기 바쁘고, 황금에 눈이 멀어 실제적으론 영리사업자(장사치)로 변해버린 기독교와 목회자들에게 대한민국법을 형평성 있게 적용하여 이젠 세금을 부과해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청원이 그다지 큰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청원 목표를 99,999로 잡았는데 마감되었을 때는 1445명밖에 서명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기독교의 세금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으며 마치 기독교가 세금을 내기 싫어서 발버둥치는 것인 양 왜곡하는 모습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음 아고라에서 필명 촌넘은 기독교의 세금과 관련된 기사를 인용하고 있다. 다음은 그 내용의 일부이다.

[“종교인이라고 세금을 안 내는 게 이상한 일이다. 선진국에서는 다 낸다." 한국세무학회와 한국회계학회 회장을 지낸 김광윤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의 말이다. 종교인은 사회에 모범을 보이기 위해 더 열심히 소득을 신고하고 세금을 낸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외국에서는 종교단체의 비영리 공익 봉사 활동에 대해 면세 혜택을 주되, 재정을 공개하고 외부 감사를 받도록 의무화한 것도 공통적"이라고 설명했다...

과세 형태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예컨대 기독교가 국교인 독일은 종교세를 거둬 각 교회에 운영비로 나눠준다. 목사는 준공무원 신분으로 월급을 받아 남들과 똑같이 세금(원천징수)을 낸다.

독일과 달리 미국은 교인들의 헌금으로 운영되는 개별교회 체제다. 미국 장로교 목회자는 모두 세금을 낸다. 미국 감리교도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납세는 국가에 대한 의무라고 교단 정관에 명시하고 있다.

미국 국세청은 목사들이 통상적인 목회 활동으로 받은 사례비에 대해서는 원천징수를 하지 않고 자발적 납세를 권유한다. 때문에 세금을 안내는 목사도 있지만, 어느 경우든 각 교회는 목사에게 지불한 사례비를 반드시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위의 글을 인용한 후 필명 촌넘은 자신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덧붙이고 있다. “종교인 세금에 관한 기사입니다..생각해볼 거도 많고..얼마나 우리 사회가 특권층을 만들고 그들을 특권의식에 사로잡히게 하는지 돌아볼 시간이라 생각 합니다..이런 불합리한 불공편한 문제에 대하여 목소리를 내고..모든 이들이 합리적인 생각과 상식적인 사회를 만드는데 목소리를 내면 좋을듯 합니다..무엇이 과연 우리가 사는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것인지..한번 스스로 돌아보고 생각해 보았음 합니다..선진국..좋죠..근데 우리 의식은 선진국에 근접 하나요?..”

문제는 저런 글들과 문제제기를 보는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한 채 한국 기독교가 세금을 내고 싶지 않아서 안달하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해주지 않으면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것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사실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가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문제를 더 키웠다고도 할 것이다.

기독교의 세금과 관련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기독교 학술원의 사무총장이신 박봉규 목사님의 이메일을 받았다. 마침 기독교의 세금과 관련된 내용의 이메일이었는데 워낙 설명이 잘 되어 있는지라 따로 글을 쓰기보다 그 이메일 내용을 인용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이 조금 길지만 아래에 전문을 인용한다.

[안희환목사님! 수고 많으세요. 목사님들 세금 납부 문제에 대해서 제발 합법적으로 세금을 납부 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어 달라고 목사들을 욕하는 사람들에게 주문하세요. 그리고 법을 알아보지도 않고 20 만 여명(전도사 포함)의 성직자들을 우롱하며 무분별하고 비이성적 작태에 대해 책임을 물으세요.

30 여 년 전부터 대구의 신모 국회의원(장로)이 목사님들도 세금을 납부해야 된다고 주장했으나 국세청은 법이 없어 세금을 못 받는다고 말하고 기획재정부는 여러 번 생각해 봤는데 법을 만들어 세금을 부과하면 4대 보험을 해결해 주어야하고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는 성직자들, 목사들 약 50% 50,000 여명과 전도사까지 합하면 약 15만여 명에 대해 최저 생계비를 지급하는 문제가 있으며 각종 사회 보장까지 합하면 받을 세금은 약 300 여억 원 정도인데 정부가 지원 할 금액이 수천억 원이 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 교회가 사회에 봉사하는 비용이 년 간 수천억 원이 되는데 그 비용이 줄어들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또 성직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한다 해도 어떤 기준으로 해야될 지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10년 전 기획재정부 세제국장이 나에게 말했습니다.

몇 년 전에 통합측 목사 노조에서 기획재정부에 정식으로 목사들에게 세금을 부과해 달라고 공문으로 요청했을 때도 기획재정부 답변은 상기와 같은 이유로 "현행대로 한다"고 답했습니다. 국세청과 기획재정부 직원들이 누구입니까? 한국의 최고 엘리트들이 아닙니까? 항상 세금 걷을 조건만 있으면 세금을 더 걷으려는 상황에서 왜 성직자들에게 세금을 못 걷습니까? 이제 더 이상 성직자들이 세금을 내지 않는 죄인 취급을 당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기회에 안목사님이 성직자들 세금 납부 문제에 대해 목사들도 세금을 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국세청과 기획재정부 담당 국장을 불러 공개토론회를 개최해서 매듭을 지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샬롬 박봉규 목사]

차라리 한국 교회가 한 마음이 되어 교회가 세금을 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해야 할 것 같다. 몇몇 대형교회들은 상당한 액수의 세금을 내겠지만 거꾸로 작은 교회 목회자들은 국가로부터 혜택을 입을 수 있으니 유익이 되지 않겠는가? 오히려 세금 내는 액수보다 혜택을 받는 액수가 더 크니 한국 기독교 전체적인 측면에서는 이익이 되지 않겠는가?

기독교가 정부로부터 이득을 얻자고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다만 올바르지 않은 자료와 정보를 가지고 마치 기독교가 국가에 대한 의무를 감당하지 않은 채 자기 실속만 챙기는 듯이 왜곡시키는 흐름에 대해 지적을 하는 것이다. 교회 연합 단체는 자리다툼이나 기득권 싸움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런 현안 문제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발 빠르게 반응함으로 한국교회 전체가 엉뚱한 것으로 인해 타격받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