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이 만나다/ 안희환
사진 한 장으로(328)
시인들이 만나면
마른 사막에 물이 흐른다.
높이 솟아오른 산이
순식간에 평지가 되고
맑은 하늘에서 눈이 내린다.
먹구름이 흰 구름에 잡아먹혀
양떼가 되게 한다.
.
시인들이 모이면
화산이 폭발하기도 하고
넓은 호수가 순식간에
얼어붙기도 한다.
모닥불이 지펴져 작은 불꽃이
시를 쓰며 오르기도 한다.
.
시인들은 문장 속에서
만물의 창조주가 된다.
짓기도 하고 허물기도 하며
솟기도 하고 잠기기도 한다.
더 이상 나올 게 없으면
흩어져 제 갈 길 간다.
__________
사진/ 부안의 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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