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회단상

비극적인 학생인권 조례안 통과/ 안희환

안희환2 2011. 12. 20. 11:37

비극적인 학생인권 조례안 통과/ 안희환

 

 

학생인권 조례안은 진보 교육감인 곽노현 교육감이 밀어붙이던 사안이다. 뜻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막아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인성 함양과 실력 향상에 집중해야할 어린 학생들이 다른 것들에 너무 노출되는 것을 막아보려는 일념에서였다. 학생들에게 정치 집회 등에 참석할 자격을 주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체벌을 전면 금지하는 것이 과연 유익하기만 할 것인가? 어린 여학생들이 임신하거나 남녀학생들이 동성애를 하게 되는 것을 어찌 허용한단 말인가?

문제는 아무 생각 없이 진보적이면 쿨한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고 그런 흐름에 영향을 받거나 눈치를 보는 인사들이 많다고 하는 것이다. 무엇이 진정으로 학생들을 위하는 것인지 생각하지 못한 채 주변 상황과 흐름에 휘둘리는 이들이 리더의 위치에 있다는 것은 이 나라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이들이 교육의 중심부에 있다는 것이 학부모된 입장에서 심히 우려가 된다.

학생인권조례안에 통과된 이후 박명수 교수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뉴스를 보신 나머지 답답한 마음에 전화를 하신 것이다. 답답하기는 나도 매일반이었다. 특히 이런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한국 교회가 하나로 힘을 모으지 못하고 무관심하게 있는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 된 모습으로 단결하지 못하기에 할 수 있는 일들도 못한 채 지나가고 있다.

전화를 끊고 마음이 편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터넷에 접속했다가 속을 뒤집는 글 하나를 보았다. 아래의 글이다.

학생 집회 허용, 체벌 전면 금지, 임신과 출산/동성애에 따른 차별금지, 종교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수있는 자유 보장 등의 내용을 담은 학생인권조례가 서울시 교육위를 통과했다는 소식입니다. 원안이 대부분 반영되었으나 일부 수정이 됐다는데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포스팅하겠네요. 수구꼴통 먹사 광신도 찌라시들이 아무리 날뛰어도 역사는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간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

이 얼마나 조롱과 비웃음이 가득한 글인가? 교회가 한 마음이 되어 제 역할을 감당했다면 이런 수모를 겪지 않았을 것이다. 수모보다 더 큰일인 것은 앞으로 학생들에게 정치적인 목적으로 접근하고 집회에 나가게 하려고 시도해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임신이나 동성애 등으로 문란한 모습을 보여도 손쓸 도리가 없어진다고 하는 것이다. 창립 이념이 신앙교육인 기독교 학교에서조차 신앙적인 지도를 자유롭게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무관심하고 하나 되지 못하고 중요한 사안이 터졌을 때 헌신하지 못한 결과이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모두가 마음을 모아야할 때 다 손 놓은 채 멍하니 있거나 방관자로 있던 사람들이 다수이니 누구를 나무라겠는가? 앞으로의 학교 교육이 심히 우려된다. 진보냐 보수냐를 떠나, 어떤 종교이냐를 떠나 학생들을 건강한 정신을 가진 이들로 세워나가야 하는데 그런 것 자체를 왜곡하는 조례안이 통과되었으니 통곡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