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 심천 시내에 주차된 홍콩 번호판의 벤츠 차량 앞을 한 여성이 지나고 있다. /레코드차이나 캡처
중국의 유명 블로거 차이선쿤(蔡愼坤)은 31일 ‘축첩 행위가 중국인 사이에서 돈과 권력의 척도가 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그는 글에서 “한때 사라졌던 축첩이 개혁개방 정책으로 인한 부유층 증가와 맞물려 다시 나타났다”며 “요즘은 첩을 두는 행위 자체가 ‘잘 나가는 남자의 증명이며, 미덕’이라는 생각마저 퍼져 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첩에 대한 인식도 ‘숨겨야 할 대상’에서 ‘남에게 자랑할 수 있는 존재’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
차이선쿤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는 취직난과 황금만능 풍조가 번지면서 고학력의 여성까지도 ‘첩’이 되는 것을 자처해, 중국 남부에는 이러한 젊은 여성들이 모여 사는 ‘애인 마을’이나 ‘애인 거리’가 출현할 정도다.
실제로 지난 6월 스페인의 일간 ABC지(紙)는 ‘홍콩 접경지역에 생겨난 ‘애인의 거리’’라는 제목의 르포 기사에서 ‘가난한 농촌 여성-부유한 도시 남성’ 커플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고, 이 기사는 신화망을 통해 중국 내부로도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과 인접한 광둥성 심천시의 황강 지역에는 수천 명의 ‘애인’이 살고 있다.
신문은 “심천 거리에 우뚝 솟은 30층 건물 빌딩의 주위로 홍콩 번호판을 단 승용차 10여대가 주차돼 있으며, 이런 광경은 주말의 오후마다 펼쳐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차의 주인은 애인을 만나기 위해 온 홍콩의 회사원이나 중류계급 남성들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축첩’이 중국 중류층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첩이 되길 희망하는 수천 명의 농촌 처녀가 매년 이곳으로 밀려들고 있으며, 홍콩인의 부부 관계에 균열을 가져오는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합법적 권리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애인까지 나타났다”며 현지에서 취재한 30세 여성 홍(紅)씨의 사례를 상세히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형제 7명이 좁은 나무침대에서 함께 생활하는 궁핍한 마을 출신으로, 지금은 심천에서 나이 많은 홍콩인의 애인으로 생활하고 있다.
남성은 비만 체형에 대머리, 두 다리에 장애가 있는 사무원으로, ‘부자’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홍씨의 70㎡(21평)짜리 아파트 월세를 대신 내주고 있다.
신문은 “이것은 쌍방에게 공평한 거래로 받아들여진다. 홍씨도 미인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씨는 5년 전 남성의 아들을 출산했으며, 남성은 매월 수천 위안(수십만원)의 생활비와 양육비를 부담하고 있다. 홍콩의 아내와 아이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른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