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맥 동원 단일화 강요…매장당한다고 협박”
“단일화 해줬지만 믿지 못해 대화 녹음”
지난해 서울시 교육감 선거 당시 박명기 후보 캠프의 핵심인물이던 A씨가 29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후보 사퇴를 종용한 정황과 돈거래 과정의 전말을 털어놓아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A씨는 특히 당시 곽노현 후보 측에서 시민단체를 통해 단일화 압박을 가했으며 곽 후보가 직접 박 후보를 회유하며 ’협박으로 느껴질 만한’ 발언을 했다고 이날 연합뉴스와 문답에서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두 후보 측은 사퇴의 대가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다 지난해 5월17일 곽 후보가 박 후보에게 7억원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단일화에 1차로 합의했으나 박 후보 측에서 이런 내용을 문서로 남기라고 요구하자 곽 후보측이 거부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양측은 재논의 과정을 거쳤고 박 교수가 설득 끝에 합의해 지난해 5월19일 진보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다음은 A씨와의 일문일답.
--진보 교육감 단일화 제의는 언제 왔나
▲지난해 5월16일께 제의가 왔고 그 다음 날 1차 합의가 이뤄졌지만 결렬됐다. 이후 재논의를 거쳐 5월19일 후보 단일화를 발표했다.
--결렬된 이유가 무엇인가
▲후보 단일화 내용과 관련한 문서를 남기자고 했더니 곽 후보 측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서 결렬됐다.
--문서의 내용이 무엇이었나
▲단일화 대가로 곽 후보가 박 후보에게 돈을 준다는 내용이었다. 7억5천만원이냐 7억원이냐를 두고 갈등이 조금 있었다. 나는 단일화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단일화를 무산시킬 생각으로 문서를 남기자고 요구했다. 예상대로 곽 후보 측은 문서를 쓰지 않겠다고 했다. 곽 후보는 처음부터 돈을 줄 마음이 없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단일화와 관련해 곽 교육감 측의 회유는 없었나
▲곽 후보 측에서 시민단체를 동원해 엄청난 회유와 협박을 했다. 당시 단일화 과정을 주도한 시민단체의 대표가 곽 후보와 서울대 법대 동기다. 참고로 돈을 박 교수에게 돈을 전달한 K씨 역시 곽 후보의 동기다. 소위 진보진영 인사라는 사람들이 학맥을 통해 단일화를 강요한 것이다.
--곽 교육감이 직접 박 교수를 회유했나
▲단일화 발표가 있기 며칠 전 교육감 후보들이 모이는 자리가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곽 후보로부터 직접 협박을 받았다고 박 교수에게 들었다. 박 교수는 곽 후보에게서 “당신은 떨어지고 진보·민주진영에서 매장당할 거다. 나는 상대적으로 상처가 크지 않지만 당신은 교육계에 계속 있어야 하는 사람이니 상처가 클 거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박 교수 측이 단일화 대가로 돈을 받기로 했다는 내용이 적힌 녹취록과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데
▲나도 본 것이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입수한 것으로 안다.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단일화를 해주는 대가로 7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단일화에 합의는 해줬지만 박 교수도 곽 교육감을 믿지 못해 나름대로 대화를 녹음한 것이 아니겠나.
--돈은 모두 곽 교육감의 측근인 K씨를 통해 전달됐나
▲그렇게 알고 있다. 나는 올해 2월22일에 5천만원이 전달됐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 3월15일과 3월22일에도 돈이 건너간 사실을 알게 됐다.
--돈의 출처는 알고 있나
▲곽 교육감이 어떻게 그 돈을 마련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자기 돈으로 2억원을 모두 마련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