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의 칼럼

류샤오보과 부끄러운 대한민국/ 안희환

안희환2 2010. 11. 19. 14:12

류샤오보과 부끄러운 대한민국/ 안희환

 

 

류샤오보는 중국의 인권 운동에 있어 상징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1982년에 지린대학을 졸업했고 1984년에 베이징 사범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88년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 후 미국 컬럼비아대, 노르웨이 오슬로대, 하와이대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류사오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톈안먼민주화운동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1989년 6월 4일 톈안먼민주화운동이 발발했을 때 류샤오보는 미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중국으로 돌아갔고 중국 정부를 향한 민주 개혁 요구에 동참하였습니다. 그가 허우더젠(侯德建), 가오신(高新), 저우둬(周舵) 등과 함께 류사오보가 `톈안먼 4인방`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류샤오보가 눈에 가시 같은 존재일 것입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류샤오보를 감시하였으며 민감한 사안이 있을 때는 감금하기도 했습니다. 외부와 격리를 시킨 것은 물론이고 2008년 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에 류사오보가 `08헌장`을 쓴 후에는 아예 장기 구금을 시켜놓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기를 심기를 뒤틀리게 하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노벨위원회가 류샤오보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확정한 것입니다. 저는 이 일을 계기로 노르웨이란 나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류샤오보가 중국 인민의 인권 신장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고 충분히 노벨평화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현재 세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것인데 노르웨이가 그런 위험을 감수한 것입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류샤오보가 올해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확정된 후 노르웨이를 맹렬하게 비난하였습니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노벨평화상은 민족의 화해를 촉진하고, 각국의 우의를 증진시키며, 군축을 추진하고, 평화회담을 개최 및 선전하기 위해 노력한 인물에게 수여되어야 한다는 것이 노벨의 유지이다. 류샤오보는 중국 법률을 위반, 중국 사법기관에 의해 형을 선고받은 죄인이며 그의 소행은 노벨 평화상의 취지와 배치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제 류사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식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발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류사오보나 그 가족이 수상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들을 향해 수상식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류샤오보를 지원하는 국가에는 상응하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중국의 요구나 경고는 상당히 거만한 행동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류샤오보가 중국 입장에서 껄끄러운 존재라 해도 그의 시상식에 참여하는 타국의 의지에 대해 중국이 이래라저래라 할 입장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중국이 국제 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비중이 크다는 것이고 그에 따라 시상식 참여에 주저하고 있는 나라들도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일본도 주저하다가 17일에야 참석을 결정한 상황이고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태도입니다. 다른 나라들이 주저하고 있을 때 먼저 참석을 결정하고 통보했다면 좋았을 텐데 우리나라 역시 주저한 나라들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이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질 경우 경제적인 면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엄연히 주권국가이고 다른 나라에 의해 중요한 결정들이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더구나 류샤오보는 충분히 인정할 만한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고 기존에도 수상식에 참석하던 대한민국이었는데 중국 눈치 보느라 참석을 주저하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저는 이번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건과 관련하여 우리나라와 노르웨이를 비교해보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이건 건에서는 대한민국이 노르웨이에 비해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거대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다르긴 해도 중국의 압박은 노르웨이나 우리나라나 부담이 됩니다. 아니 노밸평화상 수상자를 선정한 노르웨이가 더 강도 높은 반발을 살 상황입니다. 그런데 노르웨이는 주권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킨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게 하지를 못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부끄러운 모습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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