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의 칼럼

서울대학교 정말 잘했다 / 안희환

안희환2 2006. 5. 15. 17:43

서울대학교 정말 잘했다 / 안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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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에 조직되어 있는 수많은 단체들 중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단체 하나를 꼽으라면 한총련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젊고 패기만만한 젊은이들로 구성된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생각하면 이 나라의 미래가 밝고 아름다운 무지개 빛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무겁고 어두운 먹구름으로 가득 차는 듯이 여겨집니다.


주지하다시피 한총련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의 약칭으로서 전국에 있는 각 대학 총학생회가 모여서 결성된 단체입니다. 그 전신은 전대협으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인데 전대협을 결성한지 6년만인 1993년 4월 전북대학교에서 한총련으로 재창립 되었습니다. 사실 내 경우는 전대협시절에 대학생활을 했고 한총련 시절에 대학원을 다녔으니 둘 모두 자주 들었던 익숙한 단체입니다.


한총련은 우리나라 안에서 이적 단체로 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1996년 8월 연세대학교 폭력 시위 사건 때문에 그 다음해인 1997년에 대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것입니다. 사실 북한에 대한 한총련의 태도를 보면 대법원의 그러한 판결은 상당 부분 공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총련과 그 단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무리 자신들을 합리화하더라도 말입니다.


내가 한총련에 대해 처음 거부감을 가지게 된 것은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한총련의 대표로 볼 수 있는 의장이 선출된 후 그 의장을 대하는 태도가 무슨 왕을 대하듯이 대단하게 여겨졌던 것입니다. “의장님 의장님 우리 의장님”하면서 추켜세우는데 그 광경을 접하는 순간 온 몸에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가 왕이라도 되는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런 모습은 아무리 보아도 대학생들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단 교주라도 되는 듯이 기세당당한 의장과 그 의장을 떠받드는 모습들은 민주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주장과 확실하게 배치된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더구나 자신들의 입장에 따르지 않는 다른 학생들에 대한 고압적인 태도들에 대한 내용들을 접하면서 민주화 운동을 무척 비민주적으로 하는구나 하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더 나아가서 민주화를 말하고 이루려 한다면서 폭력시위를 하는 모습은 더욱 더 내 마음 속에 한총련에 대한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사실 폭력 시위에 대한 반발심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쇠파이프로 죽창을 휘두르거나 화염병을 집어던지는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막는 경찰이나 군인들이 먼저 총칼을 휘두르지도 않은 상태에서 말입니다.


사실 더 근원적으로는 공부에 전념하고 미래를 준비해야할 대학생들이 정치와 이념의 하수인이 되어 젊은 시절을 허비한다고 하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엄연히 지금은 독제시대가 아닙니다. 모든 것을 군부의 힘을 빌어 일사천리로 강행처리하는 그런 시대 상황은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 밤낮 머리띠 두르고 시위만 일삼는다면 그들의 머리는 빌 수밖에 없고 그런 이들에게 조국의 미래를 맡긴다는 것이 불안한 것입니다.


그런데 참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에 서울대학교 서울대 총학생회가 한총련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버리고 정치활동을 전면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앞으로 서울대 총학생회는 한총련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한총련은 각종 시위나 유인물에 서울대 총학생회를 포함시킬 수 없다”는 황라열 총학생회장의 선언은 막힌 속을 확 뚫어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학인 서울대학교가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학업에 몰두할 수 있게 되었으니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물론 학생들 중 한총련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있을 것이고 일부 한총련 행사에 동참하겠지만 적어도 서울대 총학생회 차원의 공식적인 한총련 지지는 사라진 셈이니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이번 일을 시작으로 다른 대학들 내에서도 한총련을 탈퇴하고 학생들의 본업인 학업에 전념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이것은 정치에 전혀 관심을 갖지 말라는 말도 아니고 시대적 상황에 둔감한 상태로 있으라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다만 정치꾼들의 들러리로 전락한 자신들의 처지를 원래의 위치로 되돌리라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학생들은 지금 주어진 소중한 기회에 자신들의 실력을 키우고 머리와 가슴을 영양가 있는 것들로 채워서 인격과 역량을 높여나가야만 합니다. 그래야 안심하고 우리 조국의 미래를 그들에게 맡길 수 있는 것입니다. 채울 것도 채우지 않은 채 데모만 하다가 정권을 잡은 이들이 얼마나 무능력하며 국민들을 궁지로 몰아갔는지 이미 충분히 보고 있는 시점에서 그런 역사를 되풀이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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