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정책을 개혁 1순위에 놔라
작년에 약 40만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한국전쟁이 한창일 때도 60만명 넘게 태어났다. 올해는 출산아 수가 30만명대로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이미 36만명이 채 안 될 거라는 추산도 나왔다. 이 추세대로 간다면 2025년쯤부터 매년 약 20만명대의 아이가 태어날 것이다. 사람이 좀 적으면 어떠냐는 독자도 있겠지만 이건 적어도 너무 적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50대가 각 세에 약 80만명대, 40대 약 90만명대, 30대 약 80만명대, 20대 약 70만명대가 살고 있다. 내수 시장의 크기가 인구 수에 따라 결정된다는 경제적 논리는 차치하고라도 30만명이 아무리 일을 잘하고 많이 해도 80만∼90만명을 돌볼 수는 없다. 개개인의 노후를 국민연금과 국민건강보험 같은 사회서비스에 의지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거의 한 세대 만에 이렇게 인구가 줄면 사회서비스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다. 북한의 핵 위협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FTA 재협상 요구보다 우리나라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 바로 이 문제다.
지난 10여년간 정부는 복지 혜택을 통해 보육과 양육 인프라 구축에 힘써 왔다. 덕분에 보육과 양육 인프라는 매년 개선되어 왔다. 하지만 저출산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더 이상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복지 혜택을 통한 보육 및 양육 인프라 구축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다. 저출산 추세를 과감히 끊고 새로운 ‘베이비 붐’을 일으킬 수 있는 혁신적이고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
얼마 전 올해 저출산 관련 정부 예산이 38조원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보육과 양육지원, 난임 시술, 일자리, 임대주택 공급 등 다 나열하기도 어려운 정책들에 사용될 예산이다. 당연히 기존에 이미 있던 정책들이고, 거기에 소요되는 예산을 증액하겠다는 것이다. 효과가 있을 리 만무하다. 국가의 저출산 대응 정책이 시작된 지 이미 11년이 지났는데 언제나 정책은 같고 관련 예산만 조금씩 증액되어 왔다. 국민들의 체감온도가 높을 리 없고 출산으로 이어질 리도 없다.
차라리 이 예산을 출산에 직접 주는 방식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지난 2002년 이후 매년 40만명대의 아이들이 태어났으니 최소한 그 정도는 태어날 수 있게 38조원의 예산을 새롭게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직접 주는 것이다. 즉 38조원을 매년 50만명의 아이들에게 직접 지불한다면 태어나는 아이 1명은 약 7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요즈음 목돈 1000만원도 만들기 어렵다. 주된 출산 연령인 청년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7000만원을 만든다면 그 아이의 가치는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높다.
현재의 추세라면 올해와 내년에 약 35만명이 태어날 텐데 이 정책으로 매년 50만명이 태어날 수 있으니 새로운 베이비부머가 된다. 게다가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아이의 엄마에게 7000만원이 지급된다면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도 향상될 수 있다. 이 정책이 최소 5년만 지속된다면 우리는 매년 50만명씩 출산하는 작지만 매우 안정적인 인구를 갖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2002년부터 매년 40만명대의 아이들이 태어났고 이를 최소한 5년간 더 연장시킨다면 인구 변동의 고민이 상당 부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말도 안 된다고 치부할 것이다. 하지만 10년 넘게 같은 정책을 폈는데도 효과가 없으면 그것이 더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제는 극약 처방을 써서라도 저출산 추세를 막아야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저출산은 돌이킬 수가 없다. 지금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2025년쯤부터는 매년 20만명대의 아이들이 태어날 것이다.
인구학자로서 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저출산 현상을 안보 문제보다 더 중요하고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인식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훌쩍 넘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한 가지 소개된 것이 월 10만원씩 아동에게 주는 아동수당이다. 만일 이전부터 해오던 각종 복지정책들을 강화하고 아동수당으로 저출산 현상이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면 심각한 오판이다. 이미 10년간 계속되어 온 정책의 방향이 효과가 없다면 이를 과감히 털고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시작해 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180도 바꿔야 한다. 필요하다면 주무 부처도 바꿔야 한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저출산 관련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복지의 관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저출산과 인구는 기획되어야 하고 기획을 주도할 수 있는 부처가 인구정책의 주무기관이 되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추구하는 개혁의 대상이 저출산 정책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조영태(서울대 교수·보건대학원)
지난 10여년간 정부는 복지 혜택을 통해 보육과 양육 인프라 구축에 힘써 왔다. 덕분에 보육과 양육 인프라는 매년 개선되어 왔다. 하지만 저출산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더 이상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복지 혜택을 통한 보육 및 양육 인프라 구축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다. 저출산 추세를 과감히 끊고 새로운 ‘베이비 붐’을 일으킬 수 있는 혁신적이고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
얼마 전 올해 저출산 관련 정부 예산이 38조원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보육과 양육지원, 난임 시술, 일자리, 임대주택 공급 등 다 나열하기도 어려운 정책들에 사용될 예산이다. 당연히 기존에 이미 있던 정책들이고, 거기에 소요되는 예산을 증액하겠다는 것이다. 효과가 있을 리 만무하다. 국가의 저출산 대응 정책이 시작된 지 이미 11년이 지났는데 언제나 정책은 같고 관련 예산만 조금씩 증액되어 왔다. 국민들의 체감온도가 높을 리 없고 출산으로 이어질 리도 없다.
차라리 이 예산을 출산에 직접 주는 방식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지난 2002년 이후 매년 40만명대의 아이들이 태어났으니 최소한 그 정도는 태어날 수 있게 38조원의 예산을 새롭게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직접 주는 것이다. 즉 38조원을 매년 50만명의 아이들에게 직접 지불한다면 태어나는 아이 1명은 약 7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요즈음 목돈 1000만원도 만들기 어렵다. 주된 출산 연령인 청년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7000만원을 만든다면 그 아이의 가치는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높다.
현재의 추세라면 올해와 내년에 약 35만명이 태어날 텐데 이 정책으로 매년 50만명이 태어날 수 있으니 새로운 베이비부머가 된다. 게다가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아이의 엄마에게 7000만원이 지급된다면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도 향상될 수 있다. 이 정책이 최소 5년만 지속된다면 우리는 매년 50만명씩 출산하는 작지만 매우 안정적인 인구를 갖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2002년부터 매년 40만명대의 아이들이 태어났고 이를 최소한 5년간 더 연장시킨다면 인구 변동의 고민이 상당 부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말도 안 된다고 치부할 것이다. 하지만 10년 넘게 같은 정책을 폈는데도 효과가 없으면 그것이 더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제는 극약 처방을 써서라도 저출산 추세를 막아야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저출산은 돌이킬 수가 없다. 지금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2025년쯤부터는 매년 20만명대의 아이들이 태어날 것이다.
인구학자로서 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저출산 현상을 안보 문제보다 더 중요하고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인식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훌쩍 넘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한 가지 소개된 것이 월 10만원씩 아동에게 주는 아동수당이다. 만일 이전부터 해오던 각종 복지정책들을 강화하고 아동수당으로 저출산 현상이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면 심각한 오판이다. 이미 10년간 계속되어 온 정책의 방향이 효과가 없다면 이를 과감히 털고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시작해 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180도 바꿔야 한다. 필요하다면 주무 부처도 바꿔야 한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저출산 관련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복지의 관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저출산과 인구는 기획되어야 하고 기획을 주도할 수 있는 부처가 인구정책의 주무기관이 되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추구하는 개혁의 대상이 저출산 정책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조영태(서울대 교수·보건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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