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거짓말(3) 부교역자는 거쳐 가는 사람일 뿐이다 안희환목사(예수비전교회, 기독교싱크탱크대표)
부교역자는 분명히 목회자입니다. 따라서 담임목자와 동일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해야 하는 것이 옳습니다. 교회의 사정에 따라 여러 가지 업무를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부교역자 역시 본질적인 사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며 하나님이 세우신 목회자로서 존중되어야 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부교역자가 목회자가 아닌 교회의 부속품 대접을 받는 일도 많다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담임목사의 인식입니다. 담임 목사들 중에는 때로 후배나 부교역자들에게 비인격적으로 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모욕감을 주고 함부로 말하며 상처 입힐 행동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행하는 것입니다.
최근에 후배 한 명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런 사람 때문에 후배 부부가 피눈물을 흘렸다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 사람은 제법 규모가 있는 교회의 담임이고 대외적으로 어느 정도의 영향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했다는 말과 보였다는 태도에 대해 듣는 순간 정나미가 떨어졌습니다. 자기보다 힘 있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태도를 보이겠지요? 그것이 위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교역자나 후배들은 기계의 부속품이 아닙니다. 쓰다가 낡아지면 버린 채 새 것으로 대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고 함께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사역할 동역자들입니다. 동역자로서의 지체의식을 가지지 못한 채 함부로 이용만 하는 사람들이 지도자적인 위치에 올라서는 안 됩니다. 그런 사람들은 담임목사로서의 자격이 미달일 뿐만 아니라 기본 인격에 있어서도 미달입니다. 그런 줄 모르고 따르는 성도들이 불쌍할 뿐입니다.
담임목사의 인식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교회 장로들의 인식입니다. 담임목회자에 대해서는 그래도 예우하는 반면에 부교역자들의 경우 아주 가볍게 대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우리 교회에 부교역자로 있다가 다른 교회로 부임한 후배 하나가 제게 하소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교회에 부임해서 설교를 마치고 내려왔는데 장로 한 분이 부르더라는 것입니다. 설교를 길게 했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는 설교를 짧게 하라고 명령조로 이야기 하더라는 것입니다.
다른 후배로부터 그보다 더 심한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장로님이 부교역자를 부르면서 “목사님”이나 “전도사님”으로 부르지 않고 “어이 ***목사”라는 식으로 불렀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반말을 하고요. 그런 식으로 대하는 장로들이 부교역자의 설교를 들으며 은혜를 받을 리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듣고 순종할 리가 없습니다. 어떻게 그런 정도의 인격 수준을 가진 사람이 교회의 장로가 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한번은 제가 아는 장로님 한 분이 부교역자 이야기를 하면서 부교역자들은 아르바이트생이나 다름없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잠시 있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저는 정색을 하고 그런 식의 표현은 쓰지 않게 좋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무리 어려도, 오래 있지 못한 채 다른 교회로 부임해 간다고 해도 하나님이 세우셨다는 생각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담임목회자든 장로든 성도든 부교역자를 잠시 거쳐 가는 존재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세우신 목회자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거쳐 가는 것이 아니고 주의 일을 하는 것이며 또 훈련되고 다듬어져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부교역자를 바라보는 눈이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부교역자로 사역하면서 영적으로 더 강해지고 깊어지고 성장해야 하는데 상처투성이가 되어 교회를 나와야 한다면 그것은 하나님 나라의 엄청난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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