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교회를 13개로 분립하여 각각의 담임목사를 세운 교회.
교회의 신관 4층에 있는 강당 내부 모습. 이곳은 주중에 중앙기독학교 교실로, 주일에는 작은 교회 예배실로 사용된다. 수원=강민석 선임기자
2006년 건축된 교회의 신관 전경. 수원=강민석 선임기자
경기도 수원 월드컵로에 위치한 원천침례교회는 ‘13개’의 작은 교회들로 구성돼 있다. ‘1교회’부터 ‘12교회’까지 교회 앞에 붙여진 숫자가 각 교회의 이름이다. 시니어 사역을 주로 하는 13교회만 ‘안디옥교회’로 불린다. 각 교회는 시간대별로 나눠 교회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각각의 교회 목회자들은 가정과 다음세대를 향한 비전을 공유하며 교육·행정·미디어사역을 함께 진행한다. 하지만 선교·긍휼·목양·예배 사역 등은 독립적으로 진행한다. 원천침례교회를 개척했고 현재 11교회를 담임하는 김요셉(54) 목사를 최근 원천침례교회에서 만났다.
◇담임 목사의 사역 과부화를 극복한 ‘작은 교회’=김 목사의 부친인 김장환 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목사는 1994년 사재를 털어 경기도 수원에 중앙기독학교를 설립했다. 김 목사는 이 학교 교장으로 파송돼 이듬해 학교 내 공간에서 예배를 드리며 원천침례교회를 개척했다.
학교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교회도 함께 성장했다. 하지만 2000년 교회가 1000명 규모로 성장했을 즈음 영적 공허감을 느꼈다. 김 목사는 “교인이 100∼150명일 때 느꼈던 끈끈하고 강력했던 영적 공동체성이 깨지는 것을 보았다”며 “사역 과부화로 가정에까지 소홀해지면서 여러 가지로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2001년 영육의 회복을 위해 아내와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이듬해 5월 한국에 돌아온 김 목사는 깜짝 놀랐다. 교회는 더욱 건강한 공동체로 성숙해 있었고 교인 수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자리를 비운 사이 부교역자들이 섬세하게 교인들을 섬겼는데 그들에게도 놀라운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신했다”며 “이를 보면서 작은 교회로 나누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00명’ 단위로 13개 교회 분립=김 목사는 작은 교회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했다. 2003년 1월 원천침례교회를 200명 단위인 1∼5교회로 나눴고 교회별로 담임 목회자를 세웠다. 200명은 목회자와 교인들이 친밀하게 영적 교제를 할 수 있는 단위다. 2006년 원천침례교회는 학교와 교회의 사역을 모두 할 수 있는 구조의 신관 건물을 완공했다. 2007년 김 원로목사가 시니어를 위한 안디옥교회를 맡았다. 1∼5교회가 커지자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각 교회에서 6∼12교회를 분립했다. 올해 말에는 7교회에서 다시 14교회를 분립할 예정이다.
◇개성있는 작은 교회들, 협력하며 공존=원천침례교회에 처음 온 새 신자는 13개 교회를 둘러보고 출석교회를 선택할 수 있다. 각 교회는 목회자와 공동체의 비전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갖는다. 목회자들은 중보기도 선교 행정 예배 등 분야별 사역을 담당하며 협력사역도 한다.
김장환 원로목사가 섬기는 안디옥교회는 젊은 부부가 많은 원천침례교회에 정착하기 어려운 시니어 그룹들을 위해 생겼다. 6교회는 ‘스포츠 선교’를 가장 잘하는 공동체다. 야구팀과 농구팀, 축구팀으로 구성된 ‘요단 아카데미’에서 스포츠 관련 교인들이 재능기부 방식으로 지역사회 아이들에게 스포츠를 가르친다.
8교회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예배를 위해 ‘어린이 설교팀’을 만들었다. 캐릭터 인형과 그림책 등 아날로그 콘텐츠로 기획된 예배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11교회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가정예배’ 사역이다. 특히 아버지가 가정의 영적 리더가 되어 믿음으로 가정을 세우는 것에 사역의 초점을 맞췄다. ‘가정예배 서약식’을 비롯해 ‘부모와 자녀 관계’ ‘아버지 역할’ 등을 다룬 아버지를 위한 교육, ‘4∼5세 자녀를 둔 아버지를 위한 다니엘 예배’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9교회와 10교회는 온 가족이 함께 드리는 ‘전 세대 통합예배’를 드린다.
김 목사는 “원천침례교회에선 목회자들이 목회에 대한 야심을 내려놓고 협력하며 사역하고 있다”며 “특히 관계 중심적인 사모들이 목회자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함께 하는 사역이어서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
수원=김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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