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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울면 아빠는 짜증내는데 왜 엄마만 외면 못하나 했더니…

안희환2 2015. 7. 9. 10:56

애가 울면 아빠는 짜증내는데 왜 엄마만 외면 못하나 했더니…

 

모성 호르몬' 옥시토신, 출산 이후 분비량 늘어 
男·처녀는 반응 없고 엄마도 개인差는 있어

갓난아기들은 밤낮없이 울어댄다. 그 소리에 먼저 눈을 뜨는 건 항상 엄마 쪽이다. 아빠들은 울음소리에도 깰 생각을 않거나 시끄럽다며 짜증을 내기도 한다. 유독 엄마들이 아기 울음소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출산한 여성에게서 분비되는 호르몬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 로버트 프룀케 교수는 16일(현지 시각) "출산한 여성의 몸에서 활발하게 분비되는 '옥시토신(oxytocin)'이 아기 울음소리에 대한 민감도를 크게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옥시토신은 사람 사이의 사회적 교감이나 사랑, 모성 본능 등을 자극하는 신경 호르몬으로, '모성 호르몬' 또는 '포옹 호르몬' 등으로 불린다. 남녀 모두 분비되지만, 특히 여성은 출산 이후 분비량이 늘어난다.


프룀케 교수팀은 새끼를 갓 낳은 쥐가 새끼 쥐의 울음소리를 훨씬 민감하게 감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새끼 쥐는 집에서 멀어지거나 어미 쥐가 보이지 않으면 사람의 귀에 들리지 않는 초음파(超音波)로 울음소리를 낸다. 반면 수컷 쥐나 아이를 낳지 않은 처녀 쥐는 새끼 쥐의 울음소리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옥시토신 분비량을 봤더니, 어미 쥐는 분비량이 많았고 수컷 쥐와 처녀 쥐는 옥시토신이 분비되지 않았다. 프룀케 교수는 "어미 쥐의 뇌를 관찰한 결과, 새끼 쥐의 울음소리를 수컷 쥐나 처녀 쥐보다 훨씬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옥시토신이 어미 쥐의 뇌에서 새끼 쥐가 보내는 청각신호를 증폭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실린 이번 연구는 엄마들 중에서도 아이 울음소리를 잘 듣지 못하거나 짜증을 내는 사람이 있는 이유를 쥐 실험으로 설명했다. 엄마 쥐라도 유독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는 쥐가 있는가 하면, 거의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연구팀은 옥시토신 호르몬이 분비돼도 거기에 반응하는 민감도에 개인차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최만호 박사는 "호르몬에 대한 민감도는 모두 다르게 나타난다"면서 "옥시토신만으로 모든 모성애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옥시토신이 모성 본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