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회단상

이 놈 뭐냐고 생각했던 하우형 목사/ 안희환

안희환2 2013. 7. 17. 18:06

이 놈 뭐냐고 생각했던 하우형 목사/ 안희환

 

 

1) 하우형 목사와는 대학 동기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교류가 없었다. 정말 말 한 마디 나눠보지도 않고 대학을 졸업했다.

 

2) 처음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눈 것은 대학원에 들어가서이다.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나오는데 그때 하목사가(그땐 전도사) 내 앞을 가로막았다. 그러더니 대뜸 물었다. “어떻게 해야 설교 잘 하냐?”

 

3) 나는 속으로 이 사람 뭐지?’하는 생각을 했는데 겉으로는 간단하게 대답이 나왔다. “기도 많이 하고 성경 많이 읽어.”

 

4) 사실 그렇게 말한 것은 내 삶이 담긴 이야기였다. 내가 설교를 잘 하는지는 모르지만 좋은 설교자가 되기 위해 내가 가장 집중했던 것이 기도와 말씀이었다.

 

5) 그 당시 여자 친구도 없고 성격상 사교적이지도 않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기도와 말씀 외에 책읽기와 글쓰기. 그것이 그 당시 내 삶의 거의 모든 것이었다.

 

6) 아마 하우형 목사가 내게 설교 잘 하는 것을 물은 것은 그때 이미 많은 곳에 설교 하러 다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여기저기서 들은 이야기들을 종합하여 내가 설교를 잘 하나보다 하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글을 쓰다가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7) 내 대답을 들은 하우형 목사가 속으로 이 놈 뭐야?’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긴 내가 생각해봐도 재수 없는 대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8) 놀라운 것은 하목사의 그 다음 태도이다. 처음에 내 대답을 기분 나쁘게 생각했지만 곰곰 생각해보니 그 대답이 옳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한다.

 

9) 하목사는 하루에 두 시간 이상 기도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그 이상 기도에 집중하고 있다. 툭 하면 금식기도와 작정 기도를 한다. 말씀 연구도 참 열심히 했다. 그런 열심히 하목사에게 큰 유익이 되었으리라고 생각한다.

 

10) 지금 하우형 목사는 나와 아주 친한 친구이다. 내가 섬기는 예수비전교회와 하목사가 섬기는 참사랑교회가 5분 거리에 있기에 참 많이 만나게 된다.

 

11) 하우형 목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참 즐겁다. 하목사는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곡해하지 않고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부작용이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내가 잘 한 것을 이야기해도 잘난 척한다고 보지 않고 내가 실수한 것을 이야기해도 퍼져나가지 않는다.

 

12) 예전에 우리 교회에 있는 승합차 한 대를 준 적이 있다. 아직 개척교회인 참사랑교회가 차를 살 여건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 후 우리 교회가 건축을 하는데 하목사는 그 차를 판 돈 800만원을 예수비전교회 건축헌금으로 내놓았다. 그냥 교회 필요한 데에 사용해도 되건만.

 

13) 참사랑교회는 벌써 자립을 했고 선교도 꽤 하고 있다. 힘에 지나도록 복음 증거에 앞장 서는 하우형목사와 참사랑교회를 보면 한국 교회에 대한 소망이 생긴다.